군인권센터가 메운 국가의 빈자리... "사람 죽어도 나몰라라"

정현환
정현환 ·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2/12/17
'군내 인권침해 피해자와 그 가족의 치유·회복을 위한 원스톱 지원 사업' 3년 성과 발표회


고 고동영 일병, 고 김여상 일병, 고 김우찬 중위, 고 김정운 대위, 고 남승우 일병, 
고 박도진 중위, 고 박인주 대위, 고 윤승주 일병, 고 이예람 중사, 고 이종찬 중사, 
고 이지명 하사, 고 한진식 병장, 고 홍정기 일병, 고 황인하 하사, 고 박세원 수경.


차례차례 호명됐다. 지난 14일 여의도 국회도서관 B103 소회의실에서 징집됐다가 사망한 군인과 유족의 이름이 순서대로 울려 퍼졌다. 이들의 이름이 나열된 건, 군인권센터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 3년에 걸쳐 '군내 인권침해 피해자와 그 가족의 치유·회복을 위한 원스톱 지원 사업' 결과 보고에서였다.

그동안 군인권센터는 삼성전자와 사랑의 열매가 후원하는 '2020 나눔과 꿈' 기금 선정자로 지정돼 군 트라우마 심리상담을 250회가량 진행했다. 19명의 순직 군인 유가족을 대상으로 자조모임도 10회 열었고, 군 인권침해자 37명에게 5800여만 원의 법률지원금을 지원했다. 1000여 만 원의 의료·약제비도 제공했다.

이날 보고회는 국가가 군 사망사고 유족을 돌봤어야 했지만 그 역할을 하지 않아, 대신 군인권센터라는 시민단체가 지난 3년간 유족과 함께 한 사실이 공유되는 자리였다. 광주와 제주, 철원과 풍기, 영주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군에서 자식 잃은 유족들은 어떻게 지냈을까. 그동안 군인권센터는 이들을 위해 무슨 일을 했을까.
지난 14일, 군 인권침해 피해자와 그 가족의 치유·회복을 위한 ‘원스톱지원’ 사업 성과 발표회가 열렸다(사진: 정현환).

유족이 유족의 상처를 보듬다

14일 행사는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의 인사말과 축사로 시작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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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육군 제15사단 오혜란 대위 성폭력 사건, 2014년 육군 제28사단 의무병 살인사건, 2022년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이예람 중사 사건 등 지난 11년 동안 병영 인권 문제과 군 성폭력 사건을 취재했습니다. 순직과 보훈, 국가유공자 문제에 천착하며 그동안 국내외 군 사망사고 유족 126명을 만났습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해 미디어 비평도 주특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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