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는 위험해졌고 환대는 절실해졌다

조건준 인증된 계정 · 적정사회를 위한 기여자
2023/01/11

연대가 무서워졌다
2022년 10월 22일, 서울 시청 인근에서 열린 집회를 보며 당혹스러웠다. 시청에서 서울역 쪽으로 모인 인파들은 "내려와 씨발놈아"라는 문구를 크게 내걸고 윤석열 대통령의 하야를 주장하며 "지랄하고 자빠졌네"라는 후렴구가 반복되는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있었다. 시청에서 광화문쪽으로 모인 인파들은 "문재인 이재명 구속, 민노총 전교조 해체, 주사파 척결!"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같은 내용의 구호를 요란하게 외치면서 증오와 혐오의 단어들이 가득찬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었다. 어느 쪽이든 혐오가 가득한 느낌을 받았고 그 이후로 광장에서 열리는 집회에 가고 싶은 생각이 싹 가셨다
시민의 공감을 얻은 광장의 촛불은 직업과 연령과 성과 지역이 다른 시민들이 저마다 방식으로 참여하고 발언하는 다양성, 혐오와 차별을 넘어서려는 에너지가 가득해 제도 안의 민주주의를 넘어 그것을 보완하는 광장의 민주주의가 되었다. 그러나 어느새 광장이 타락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사람들이 적지 않다. 새해에 만난 지인들도 자꾸 혐오로 치닫는 광장이 불편하다는 점에 이구동성이었다. 더 강하고 세게 튀어야 인기를 끄는 유튜버 문화의 관종 습관이 오프라인으로 나온 모습이라는 분석을 덧붙이기도 했다.
광장에 모인 시민의 열정은 활짝 피어난 연대의 꽃이지만, 이제 광장에 나아가는 것은 혐오와 적대의 양진영 중에 하나에 속해버릴지도 모르기에 기꺼이 참가하기 전에 반드시 따져봐야 할 일이 되었다. 선뜻 참가하게 전에 참가를 보류하고 새로운 연대를 생각해 보아야 하는 때가 온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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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와 권리 양극화 시대에 적정사회를 만들기 위한 전환역량을 만드는데 힘을 보태고 싶은 시민이자 모든 노동시민에게 다정하고 탄탄한 곁이 생기도록 지원하는 아무나 유니온(아유)하는 세상을 일구려는 동료 시민 중의 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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