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원한 야당, 민주당에게

다다르다 · 말 못한 이야기를 글로 담습니다.
2023/06/01
나는 언제나 작은 것, 약한 것, 가여운 것에 마음을 빼앗기는 사람이었다.

생각해 보면 좀 억울하고 답답하다. 그러한 나의 본성이.

태생이 주류에 몸을 담그고 싶어 하고 크고 강하고 화려한 것들을 사랑하는 본성을 지녔었다면 내 삶은 어땠을까. '연민', 다른 사람의 처지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 상대의 슬픔을 견디기 힘들어하는 감정, 을 진짜로 느껴보지 못한 사람의 삶이 궁금하기도 하다.


어린 시절
집 앞 작은 마당 잔디밭에서 잡초를 제거하시는 아빠를 돕는다 하고는 아빠가 뽑아내 버린 그 작고 가여운 잡풀들의 이름을 묻느라 정신이 없었다.
학창 시절에도 정작 나 자신은 1등을 줄곧 하는 우등생이었음에도 나를 쫓아오는 2등의 존재보다 공부는 못해도 개성 넘치던 친구들 모습이 더 기억에 남았다.
여행을 가서 루브르 박물관 전시실의 화려함에 마음을 주다가도 약탈된 문화재로 전시실을 꾸민 강대국의 논리가 떠오를 때면 온전히 몰입하기 힘들었다.
바쁜 아침 뉴스 하나를 보더라도 공영방송 KBS의 단정함보다는 투박한 MBC를 선호했다.
출근길에 로드킬을 당한 들짐승을 보면 구청 도로교통과고 환경과고 마구 전화를 돌려 동물의 마지막 존엄을 지켜주고 싶었다.

그건 내가 남보다 엄청 선량한 마음을 가졌기 때문이라기보다 어려서부터 지니고 살아온 마이너리그 근성, 반골 기질 때문일 것이다. 언제나 내 마음을 뛰게 하는 것은 다수보다 소수, 승자의 얼굴보다 패자의 뒷모습과 같은 것들이었다. 조금 아니 꽤 피곤한 삶의 태도이긴 하다.

그런 내가 내 손으로 처음 뽑은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인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나는 타고나기를 주류보다는 비주류 체질이다. 정치를 보는 데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인간 노무현 대통령을 잘 모르던 시절에도 잘 먹여 키운 장남 같은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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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는 일을 하며 한 세상의 한 아이를 키워내고 있습니다. 작고 여린 것을 사랑하며 관찰하며 글로 풀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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