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은 언제까지 일을 해야 하나요?

프랑
프랑 · 사회복지 연구활동가
2024/05/03
클립아트코리아

매년 1월~2월만 되면 구청이나 복지관 등에 어르신들로 북적북적해집니다. 바로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사업(이하 노인 일자리)'을 신청하기 위해서입니다. 여기에 참여하는 어르신들의 대부분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들은 일자리에 참여하고  매달 29만 원(공익형 기준)을 받기 위해서 신청기관으로 부리나케 찾아오십니다. 그러나 신청한다고 모두 다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경쟁률이 굉장히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착순이 아님에도  혹시 모르는 마음으로 추운 꼭두새벽부터 줄을 서있기도 합니다. 한 어르신에게 "선착순이 아닌데 왜 이렇게 빨리 오셨냐"라는 제 질문에 "성실성을 보여주고 싶어서"라고 대답하기도 했습니다. 은퇴를 한 이후에도 성실함을 증명해야 되고, 부지런히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우리나라의 단면을 보여주는 대답에 착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노인 일자리 수도 한계가 있어 누군가는 탈락되기 때문입니다. 노인 일자리 합격 여부가 나오는 날이면, 직원들은 바짝 긴장합니다. 탈락한 분은 "아직 일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한데, 왜 탈락시키냐."며 탈락 이유를 따져 묻는 전화가 쏟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직접 찾아오기도 하죠. 제가 응대한 어르신도 80대 후반이었는데 여전히 일을 할 수 있다며 어떻게 안 되겠냐는 부탁을 해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이럴 바에 애초에 정년을 연장하자는 의견이 시시때때로 나오고 있습니다. 정년 연장을 통해 불안정한 노후를 조금이라도 더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다른 나라는 우리나라와 정반대의 주장이 오히려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정년을 62살에서 64살로 늦추는 내용을 담은 프랑스 정부의 연금 개혁으로 현재 프랑스 사회가 시끄럽습니다. 프랑스의 많은 국민은 이 법안을 반대하고 파업과 각종 시위를 통해 의견을 개진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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