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고물상·입시학원… ‘사채왕’은 이렇게 진화했다 [사채왕과 새마을금고 14화]
2024/05/20
앉은 자리에서 몇 마디 말로 타인의 주머니에서 수억 원을 빼내는 유혹의 기술은 타고나는 걸까,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걸까?
30대 시절 1500만 원 사기로 시작해, 50대에 1500억 원대 불법대출로 금융기관 하나 문을 닫게 한 ‘사채왕’ 김상욱(52)의 화려한 범죄이력을 보면서 떠오른 의문이다. 그의 과거 판결문을 살펴보면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진다.
목포오거리파 조직폭력배로 자신을 소개한 김상욱. 다섯 아이의 아버지인 그는 30대 때 전남 목포시에서 입시학원도 운영했다. 그는 이 학원을 범죄의 도구로 이용했고, 사기 피해자를 영업사원처럼 조종해 다른 ‘먹잇감’을 물색하게 만들기도 했다.
현직 여교사가 김상욱에게 약 2억 원을 뜯기고도, 다시 김상욱을 위해 자기 남편과 동생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일도 있었다. 김상욱은 혼인과 사실혼 관계를 동시에 유지했는데, 아내와 내연녀는 김상욱과 함께 사기를 쳤다. 아내가 체포돼 구속됐을 때, 김상욱은 혼자 도망쳐 내연녀와 또 사기를 쳤다.
김상욱은 2002년부터 신용불량자여서 은행 거래도 제대로 못했지만, 사기 행각에는 아무 지장이 없었다. 그는 타인을 속여 얻어낸 신용카드를 펑펑 긁고 다녔다. 그의 ‘말발’은 불량한 신용을 넘는 도구였다.
목포에서 고물상과 입시학원을 하던 김상욱은 어떻게 서울 청구동새마을금고를 집어 삼켰을까? 김상욱 일당의 1500억 원대 불법대출은 하루아침에 벌어진 게 아니다. 김상욱은 거리의 폐지와 빈병을 모으듯이, 2000년대 후반부터 범죄 이력을 차곡차곡 쌓았다.
“거래처에서 돈이 안 들어와서 자금 회전이 어려운데, 1500만 원 빌려주면 바로 갚을게.”...
특정지역 출신의 큰 사기꾼 한사람 때문에, 그 지역 출신 사람들 자체를 나쁘게 보는 선입견이 더 공고해질거 같아 정말 안타깝습니다.
특정지역 출신의 큰 사기꾼 한사람 때문에, 그 지역 출신 사람들 자체를 나쁘게 보는 선입견이 더 공고해질거 같아 정말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