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국의 장관, 휴대폰을 분실하다

하성태
하성태 인증된 계정 · 자유로운 pro 글쟁이
2023/06/29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5월 3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사회보장 전략회의에서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휴대폰을 분실 후 도로 찾았다는 소식이 포털을 도배했다. 26일 오후 <문화일보>의 단독 보도 이후 28일 오후까지 네이버 뉴스 기준 100건이 넘는 기사들이 쏟아졌다. 내용은 이랬다. 25일 열린 '6·25전쟁 제73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한 장관이 휴대폰을 분실했고, 이후 기념식 참석자가 이를 습득해 인근 한 경찰서에 분실물로 접수한 것이다.

"그런데 보통 요즘에는 핸드폰 잃어버리면 핸드폰 찾기 기능과 '소리, 진동 울리기' 정도로 찾​지 않나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꽤 궁금했나 보다. 27일 본인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이 대표는 "아이폰에는 그 기능이 잘 안 구현되어 있나요? 진짜 아이폰 안 써봐서 잘 몰라서 물어보는 겁니다"라고 덧붙였다.

비꽜거나 혹은 우려가 됐거나. 이 대표나 언론의 관심 모두 이해하기 어려운 건 아니다. 종종 본인을 "일국의 장관"이라 자칭해온 한 장관의 휴대폰(아이폰)은 검찰 재직시절부터 온 국민의 관심사였던 게 사실이다. 지난 2020년 한 장관은 '채널A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받으면서 본인의 아이폰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았다. 검찰이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기 힘들게 만들었던 것이 바로 한 장관의 아이폰 아니었던가.

일국의 장관이 사용 중인 아이폰 속 고급 정보들이 혹은 사생활이 세상에 유포된다? 그래서 범죄에 악용된다?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고? 하지만 일반인의 경우도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경찰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나 보다. 한 장관의 휴대폰 분실 사건을 며칠간 화제의 뉴스로 등극시킨 공동주연이 바로 경찰이었으니까 말이다.

일국의 장관, 휴대폰을 분실하다
 
"이게 나라예요? 이게 법치국가예요? (...) 5천만 국민이 휴대폰을 잃어버리면, 경찰이 출동해서 찾고 법석을 떠나?"

박지원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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