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은 어떻게 사람을 바꾸나

소요 · 돌보는 사람을 위한 돌봄 연구소
2024/04/16
꼭 10년 전 2014년 4월 16일 아침,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었다. TV로 거대한 배 한 척이 검푸른 바다 속으로 침몰되고 있는 장면을 눈으로 똑똑히 보면서도 믿기가 어려웠다. 그렇게 넋 놓고 있을 때 '전원 구조'라는 속보가 떴다. 그러면 그렇지. 우리나라가 그렇게 허술한 나라가 아니지. 가슴을 쓸어 내렸다. 넘어진 사람 일으키듯 배도 곧 일어서는 줄만 알았다. 하지만 배는 그대로 침몰되었다.

당시 나는 재선을 준비하는 지자체 장의 보좌진으로 일하고 있었다. 상대 당에서 유력 정치 인사가 출마했는데 여론 조사에서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었다. 사무실에 긴장감이 맴돌았고 모두가 예민하고 초조했다. 현직으로서 현행법상 할 수 있는 활동을 부지런히 하고 있던 상황이었고, 당시 새롭게 기획한 정책 활동이 주목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세월호와 함께 모든 것이 중지되었다. 준비했던 모든 일정이 취소되고, 밖에 나기도 조심스러워서 오직 사무실 안에서만 머물렀다. 밖에 나가 밥을 먹는 것조차 조심스러워서 삼시세끼 도시락을 시켜 사무실에서 먹었다. 그렇게 몸을 낮추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그렇게 며칠이나 지났을까. 보좌진 몇 명이 호출되었다. 

지금 우리가 이렇게 한가하게 가만 있어도 되나요?
아무리 그래도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 있을 수는 없지 않나요?


당연히 세월호와 관련한 이야기인 줄 알았다. 참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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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씁니다. 죽을 거 같아서 쓰고, 살기 위해 씁니다. 예전엔 딸을, 지금은 엄마를 돌봅니다. 돌보는 사람을 위한 돌봄을 연구합니다. 잘 사는 기술과 잘 죽는 기술을 개발하고, 어쩌다 지방소멸도시를 탐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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