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구속 기각을 일희일비할 일일까

전지윤
전지윤 · 배우고 글 쓰고 활동하는
2023/09/28
어제 이재명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에, ‘중립과 객관’이라는 외피 뒤에서 사실상 이재명 구속을 은근히 부추기며 기대하던 많은 언론과 정치평론가들이 태도를 바꾸며 ‘거봐라. 내가 뭐랬냐’는 식으로 온갖 정치공학적 평가들을 제시하고 있다. 이번 결과를 두고 윤석열, 이재명, 한동훈 개개인이 무엇을 얻고 잃었는가에 대한 계산만 쏟아진다. 

그리고 대부분의 평가에 바탕에는 ‘검찰은 공익의 대표자, 언론은 사회의 공기, 법원은 인권의 최후보루’라는 교과서적 상식이 깔려있다. 밑바닥에서 부대껴온 많은 보통 사람들은 이게 얼마나 그럴듯한 거짓말인지 너무 잘 안다. 이 말들이 진실이라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이토록 엉망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사실 이번에 한국의 기성체제와 주류질서에 속한 다수가 이재명 구속을 원했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을 보여주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바로 민주당 일부까지 동참해 가결된 국회 표결 결과이다. 또 조중동뿐 아니라 한겨레경향(한경)까지 보여준 태도다. 아마 한경은 ‘우리가 언제 이재명 구속을 원했냐?’고 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한경의 지면 편집, 헤드라인, 사설 등을 주의깊게 본 사람들을 그것을 모를 수 없다. 한경은 조중동과 함께 민주당을 ‘방탄’이라고 공격했고,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을 지켜라’고 압박했다. 표결 이후에는 민주당 가결파의 입장과 논리를 적극 대변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 체제로는 총선 승리가 어렵다’는 것인데, 즉 검찰의 손을 빌려서라도 대표를 교체하려 했다는 뜻이다. 이것을 한경은 ‘양심과 소신에 따른 투표’라고 포장해 줬다. 그리고 또한 한경은 조중동과 마찬가지로 가결파를 비난하는 민주당 지지자들을 ‘테러와 칼부림도 저지를지 모르는 광신도’처럼 묘사하는 ‘개딸의 범죄자화’보도를 이어갔다. 

그러면서 ‘좌표를 정해서 낙인을 찍고 보복과 숙청을 주장하는 것은 이견을 존중하지 않고 공존을 거부하는 반민주주의’라고 비평했다. 이것은 타당한 지적이지만, 문제는 가장 심각한 좌표찍기, 낙인찍기, 보복과 숙청은 민주당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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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보다 사람이 목적이 되는 다른 세상을 꿈꾸며 함께 배우고 토론하고 행동하길 원하는 사람입니다. <다른세상을향한연대>라는 작은 모임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쓴 첫 책에도 관심 부탁드립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1685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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