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규의 말줄임표 | 전쟁은 항상 똑같은 얼굴로 온다, <더 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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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14
전쟁이 끝나질 않는다. 누가 이기든 금세 끝날 것 같았던 전쟁인데, 우크라이나의 패색은 잔인할정도로 서서히 드리우고 있다. 집을 잃은 사람들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6일 유엔난민기구의 발표에 따르면 지금 우크라이나 난민은 약 879만 명. 중국 정도를 제외하면 세계의 초강대국들이 러시아에 반대하며 우크라이나를 위해 기도한다고 연대의 목소리를 일제히 드높이고 있는데도 말이다. 국제사회는 어떻게 이렇게 침착할 수 있는가.

어떤 기시감. 전쟁이 일어나고, 일방적인 전황이 펼쳐지고, 국제사회는 전장에서 찾아볼 수 없는 무력한 상황이 우크라이나에서만 나타났을 리 없다. 23년 전인 1999년, 러시아가 벌인 또 다른 전쟁에서도 양상은 똑같았다. 영화 <더 서치>(2014)는 1999년 발발한 ‘2차 체첸 전쟁’을 배경으로 그 양상 속에서 민간인들이 어떤 경험을 하는지 보여주는 영화다. 두 개의 이야기가 병렬적으로 전개되다가 가장 마지막 장면에서 하나로 합쳐진다. 러시아 군인에게 부모를 잃고 난민이 된 아홉살 소년가장 '하지'의 이야기가 중심이다. 하지는 부모가 죽자 울면서 18개월 된 갓난 동생을 등에 업고 피난길에 오른다. 포성과 잔해로 가득한 거리를 동생과 한참 걷던 하지는 도저히 동생을 책임질 수 없게 되자 어느 평온해 보이는 집 앞에 동생을 버려야 했다.
출처 : 영화사 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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