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은 쓰레기지만 누가 우리 팀을 쓰레기라고 욕하는 건 못 참아 | <죽어도 선덜랜드> (강남규)

토론의 즐거움
토론의 즐거움 · '즐거운 토론'을 지향합니다.
2023/02/13
 필자 : 강남규 (『지금은 없는 시민』 저자, 토론의 즐거움 멤버)

사랑하는 축구팀이 강등된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일이다. 수원삼성 지지자로서 작년에 그런 일을 겪을 뻔했는데, 정말... 아무튼, 그 끔찍한 경험을 실제로 한 축구팀과 그 지지자들을 다룬 다큐멘터리. <죽어도 선덜랜드>.
출처 : 넷플릭스

잉글랜드의 축구 클럽인 선덜랜드 AFC의 분투가 스토리다. 16/17시즌 EPL에서 강등돼 EFL로 떨어져 팀 자체가 위기에 빠진 선덜랜드가 다시 EPL로 승격하기 위해 감동적인 승부를 펼친다...는 것이 처음의 기획의도였을 것 같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공은 둥글어서 선덜랜드는 EFL로 강등된 바로 그 시즌에 리그원(3부리그)으로 강등될 위기에 처한다. 이 다큐멘터리는 바로 그 시즌, 17/18시즌의 1년간을 8부작에 걸쳐 다루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하나의 축구클럽을 굴리는 구단주, 사장, 감독, 코치, 스카우터 등부터 조리사, 매표원 등의 노동자들까지 상당히 다양한 주체들의 목소리를 사려깊게 담아내고 있는 점도 흥미롭다.

잉글랜드에서 축구클럽은 일종의 도시사회학적 주제일 수 있겠다는 점을 이 다큐멘터리는 잘 보여준다. 선덜랜드라는 지역은 과거 광산업(그래서 그들의 경기장 이름이 "Stadium of Light"다-광부의 헤드라이트)과 그것에 연계된 조선업을 주요 산업으로 삼아 형성된 곳이라고 한다. 그러던 것이 현대에 들어와 광산업도 망하고 조선업도 망해서 지금은 자동차 공장을 기반 삼아 간신히 황폐화되지 않고 유지되고 있단다. 하여간 도시의 활기 자체가 다소 떨어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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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규(<지금은 없는 시민> 저자), 박권일(<한국의 능력주의> 저자), 신혜림(씨리얼 PD), 이재훈(한겨레신문사 기자), 장혜영(국회의원), 정주식(전 직썰 편집장)이 모여 만든 토론 모임입니다. 협업으로서의 토론을 지향합니다. 칼럼도 씁니다. 온갖 얘기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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