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사탕나무
[합평]

일기쓰기는 정말 고충이 되는 것 같습니다. 마치 회사 업무 일지 쓰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오늘 뭘 했는지 쓰는 건 참 중요하긴 한데, 정작 돌아보면 오늘 하루 뭘 했는지 잘 모르겠기도 하고 말이죠.

콩사탕나무 님께 글이란 어떤 의미였는지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읽어오신 게 글이고, 말하셨던 게 글이고, 써오셨던 게 글이었다고 감히 생각해 봅니다. 글이 참 좋은 건 어떤 형식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때로는 형식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거든요. 그런 면에서 콩사탕나무 님께서는 스스로 쓰셨던 것이 글이 아니었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 반대의견도 한번 보태봅니다.

어머니 얘기를 쓰신 부분에서는 눈물이 느껴지고, 꾹꾹 눌러쓴 듯한 느낌이 납니다. 참 신기하지요? 우리가 쓰는 글은 그저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에 불과한데, 감정이 느껴진다니. 키보드를 꾹꾹 눌러쓰는 것도 아니고 말이에요. 그렇지만 제가 그렇게 느끼게 되었던 것은 글에서 콩사탕나무 님의 [진심]이 담겼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되요.

이번 글에서는 [글]을 읽은 게 아니라 [진심]을 읽은 것 같아서 마음이 묘하네요.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합평]
콩사탕나무님은 탄탄한 기본기를 갖고 계세요. 글을 처음 써보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는데, 환우일기를 쓰셨다는 말에 무릎을 쳤네요. 쓴 시간은 어떻게든 내 안에 남는 것 같아요. 자신이 써온 게 글이라고 생각하지 못하셨다는 부분과 현재 자신이 쓰고 있는 글에 대한 냉철한 분석이 무척 인상 깊었어요. 자신이 한 경험을 자연스럽게 글로 녹여 인사이트를 끌어내는 것에 무척 탁월하세요.

아쉬운 점은 자신에 대해 많이 냉혹하다는 점이었어요. 자신이 글감을 잘 찾지 못하는 부분을 아이 수준이라 평하셨는데, 글감 찾는 게 쉬운 일이 아닌 데다 아이는 일단 수준이 낮다고 보는 시선은 편견이라서 다른 표현을 써보시면 어떨까 싶어요. 그리고 모순이 조금 드러난 부분이 있었어요. 글감을 계속 찾는 모습과 억지로 채우려 하지 않겠다는 부분이 그렇고, 책을 좋아하지 않았다면서 온갖 만화와 책을 섭렵하신 부분이 일치하지 않는 느낌이었어요. 글쓴이 마음 속에 상반된 두 가지 마음이 공존하는 것 같아요. 억지로 하고 싶지 않은데도 왜 자꾸 글을 쓰는지, 책이 싫다면서도 왜 자꾸 읽는지 조금 더 깊은 고민을 해보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8반 리포터였을 때의 콩사탕나무님은 입으로 글을 쓰고 계셨던 거 같아요. 구전은 사실 이야기의 모든 원형이죠. 순발력과 재치와 내용을 아우르는 시선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을 학창시절에 이미 하셨다니요! 글에서도 그 능력이 여지 없이 드러나는 것 같아요. 늘 기다리고 고대하겠습니다. 함께 글 써주셔서 감사해요!

콩사탕나무 ·
2023/02/02

@박수지
그런가요?!^_^ ㅎㅎ
모든 이야기들을 다 쏟아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ㅠ 아직 꺼낼 용기가 없는 것도 많아요. ㅜ
응원해주셔서 감사해요 수지님^_^

수지 ·
2023/02/02

콩사탕나무님은 얼룩소을 만난 게 행운이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미처 하지 못한 이야기를 다 쏟아내면 글쓰는 게 더 자유로와지실겁니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조금씩 꾸준히 발전해가는 콩사탕님을 응원합니다. ^^/

콩사탕나무 ·
2023/01/31

@벨라루나
아이들의 말과 글은 보물이에요. 꼬맹이 때도 시적인 말을 많이 뱉었던것 같은데 모두 기록해두지 않은 것이 아쉬워요. ㅜ
주구장창 좋아하는 책 읽는 행복한 방학을 보내고 있네요. 얼마나 좋나요^^
아이와 즐거운 겨울방학 보내셔요!!^^

@이현주(청자몽)
자산.. 맞나요? 하나도 기억 안 나는데? ㅎㅎ
지금으로 치면 아마추어 작가들의 웹소설 같은? 그런 소설이 많았던 것 같아요. ^^;;;
도장 감사해요!! 잘 썼다고 칭찬해주셔서 기분이 날아갑니다. 흐흐
청자몽님도 [얼에모]에 같은 주제로 쓰시면 엄청날것 같은데요?^^

청자몽 ·
2023/01/30

정작 리포터가 다른 이에게 리포터라고 하다!
책대여점에서 책 많이 읽은 것은 엄청난 자산이군요. 쓸게 없다면서! 엄청난 겸손과 내공을!!!

"참 잘했어요" 도장 꽝꽝꽝.. 찍어드려야할거 같아요.
엄청 잘 쓴 글 ^^인걸요. 멋져요.

콩사탕나무 ·
2023/01/30

@JACK alooker
감사합니다.^^ ㅎㅎ
재갈루커님은 항상 칭찬할 말들을 준비해뒀다 마구마구 달아주시네요.^^
글로 완벽하게 전달하지 못해요.ㅜㅜ
부족하지만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JACK    alooker ·
2023/01/30

진심이 담긴 전달의 달인인 리포터는 글로도 완벽히 진심을 전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놀라운 실증글을 발견합니다.
역시~ 진심을 담을 줄 아는 사람은 말이든 글이든 도구를 가리지 않는군요.👍

콩사탕나무 ·
2023/01/30

@진영
우리 도플갱어?!! ^_^ 흐흐흐
진영님도 리포터였나요?!! ㅎㅎㅎㅎ
아까 진영님글에 남편분께 퉁명스럽게 하신것 보고 ㅎ 비슷하다 생각했어요^^ ㅋㅋ 저도 하려고 했는데 입 떼면 좋은 말이 안 나오거든요😭🤣🤣

진영 ·
2023/01/30

이상혀 콩사탕이랑은 왜 이리 비슷하지?
만화 좋아한 것도 영화 연속극 고대로 옮기는 것도 편지쓴 것도...
그래서 여기서 또 이렇게 같이 쓰고 있나?
전생에 무슨 인연..... ?

콩사탕나무 ·
2023/01/30

@빅맥쎄트
겸손이 지나치십니다. 그럼 저는 '접근성 대상'입니다. ㅎㅎ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빅맥쎄트 ·
2023/01/30

글은 모자람이 있어야 제맛이죠. 완벽에 가까울 수록 다가가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 글은 접근성이 최우수..

[모자란 것투성이인 글이지만 억지로 채우려 노력하진 않을 것이다] 솔직한 마음이 묻어난 문장이 인상적이었어요"

얼룩커
·
2023/01/30

구덩이 깊게 파서 밑에 짚 던져 놓고
태우는겨~~

민다 ·
2023/02/07

[합평]

제가 중학교 이후 일과 관련된 책 외에는 만화책과 무협지만 즐겨 읽어서 동질감을 느끼는 것일 수도 있지만, 만화책과 하이틴, 로맨스 소설은 훌륭한 책 읽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성인이 되서도 고전에는 손이 잘 가지 않던데, 어서 그런 어른으로 자라봐야겠습니다.

책읽기를 좋아하지 않는 다고 하셨지만 충분히 멋진 책읽기도, 스토리텔링의 형태로 시작된 글쓰기도 해내고 계신것 같습니다. [응? 내가 앞에 잘못 읽었나? 하고 다시 스크롤을 올려 읽어봐야할 정도로] 나누어주시는 대화내용들이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형태로, 그 장면을 옆에서 보고 있는 느낌이 들게 해주었네요. 합평이라는 단어 조차 처음 만난 초짜지만, 콩사탕나무님의 글감 샘물이 다시 퐁퐁 솟아나시는 얼에모 여정을 기원하며, 반갑습니다.

살구꽃 ·
2023/02/06

[합평]

콩사탕나무님의 닉네임 앞글자가 '콩'인줄 알면서, 콩으로 발음하면서 나는 자꾸 별사탕이 떠올랐어요. 어릴 때 건방 속에 어쩌다 보석처럼 반짝이는 별사탕은 팍팍한 밀가루건빵을 먹던 깔깔한 입에서 침을 고이게 하고 달콤함으로 뭔가 위로가 되었지요.

<글이 내 삶에 스며들다> 는 아이와의 일기거리를 얘기하면서 자연스럽게 구성된 에세이로 읽혀집니다. 뭔가를 계속 써왔던 시간들, 글쓴이가 의식하지 않았기에 그게 글이라고 이름짓지 않았을 뿐, 콩사탕나무님에게는 이미 삶 속에 스며들어 때마다 잎이 나고 꽃이 피며 어느 순간엔 열매가 맺을 것이 분명합니다.

콩사탕나무가지에 매달린 별사탕 맛 같은 다음 글을 기대하겠습니다. (이거 합평 맞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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