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학에서 운동과 영양을 넘어 근감소증을 바라보는 시각

정희원
정희원 인증된 계정 · 의사, 노인의학 연구자
2023/02/13
이 글은 한국건강관리협회에서 발행하는 <건강소식, 2023년 2월 10일 배포)> 에 기고하였던 원고의 편집되기 전 초고입니다. "근감소증 단순히 영양과 운동만으로 해결될까?' 라는 제목으로 편집되어 게재되었습니다. 근감소증 역시 노인증후군이자 노화와 연관된 퇴행성 질환으로, 환원주의가 잘 작동하지 않는 질병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연구와 진료 현장에서 개별적, 환원주의적인 시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점에 대하여 지적하고 싶었습니다.

현대 의학은 인류가 19세기 말 미생물을 발견하며 우리 몸에서 질병을 일으키는 미생물을 약으로 치료하는 개념으로 발전하기 시작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어떤 현상이 있으면 그 현상에 대한 치료를 계획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배가 아프면 배 아픈 약, 혈압이 높으면 혈압 떨어뜨리는 약 등의 식이다. 신약 개발도 이런 개념으로 이뤄진다. 노화에 따라 인지기능이 나빠지는 현상에 대해 알쯔하이머의 원인 병소 발생을 예방하거나, 병리적인 변화를 해소할 수 있는 치매약을 개발하는 식이다. 하지만, 감염병이나 몇몇 암, 유전성 질환과는 달리 노화의 결과로 벌어지는 기능 이상에는 이런 접근이 잘 작동하지 않는다. 

가장 단적인 사례가 사람의 노화에 의해 근육의 기능과 양이 감소하는 근감소증과 이의 근본 원인이 되는 노쇠다. 근육의 기능과 양은 다음 세 가지 요인에 의해서 결정되며, 우리 몸 속의 근육 단백질은 생성되고 분해되는 미세한 사이클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첫 번째는 근육이 얼만큼의 물리적 자극을 받는지이다. 이러한 물리적 자극 중 가장 효과적인 것이 근력운동이다. 둘째, 내 몸이 쓰는 것 보다 더 충분한 영양성분이 몸 속으로 들어오고 있는지의 여부이다. 근육 세포는 아미노산과 탄수화물을 포함한 개별 영양성분의 농도 뿐만 아니라 우리 몸의 전반적인 영양상태를 모두 고려해서 근육단백질을 합성할지, 또는 근육단백질을 녹여서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지를 결정한다. 셋째는 의학적, 생물학적으로 근육단백을 만들고 유지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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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 시절 호른을 공부하며 근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근감소증에 관심 갖기 시작했다. 내과 실습에서 노인의학에 매료되었고, 노쇠에 대해 연구하다가 공부에 갈증이 생겨 이학박사를 했다. 늘 세상에는 한두 가지 법칙에 따라 끼워 맞춰지지 않는 것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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