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에서 라그랑주 포인트를 찾는다는 것

방성
방성 · 공학자
2023/08/13
 
 
 비즈니스를 하던 시절 어떤 두 사람의 관계에 끼어들어 간 적이 있다. 한 사람은 소위 그 분야 슈퍼 갑이었다. 그리고 다른 이는 협력사 대표였다. 둘의 관계는 비즈니스를 넘어 개인적 친밀도가 높았다. 둘은 꽤 오랜 시간 다져오며 풀리지 않는 끈을 묶어 놓은 것 같았다. 그에 비해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내 모습은 초라할 정도로 작게만 보였다. 같이 있어도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보이기도 했다. 사람 관계, 비즈니스 관계에 대한 속성을 잘 몰랐을 시절이었다. 둘 사이가 질투 날 정도로 무척 부러웠다. 나는 어느 지점에 있어도 불편했다. 게다가 둘의 견해차에서는 어느 편을 들어야 할지 몰랐다. 어느 날 그들도 불편해하는 것을 몸으로 느꼈다. 나의 결정은 간단했다. 충돌을 하지 않으려 그 계에서 떠났다. 안정한 곳을 찾지 못한다면 그게 서로에게 좋다는 걸 머리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자연 관찰자다. 자연에서 조금씩 배운다. 
 
 앞서 제임스 웹 망원경(JWST, James Webb Space Telescope)을 언급했다. 사실 물리 천문학 관련 글이라면 제임스 웹 망원경은 아주 훌륭한 소재다. 이 이야기로 책을 한 권 쓸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사연을 가졌다. 망원경을 우주에 띄우는 것은 우주를 보다 더 잘 보기 위해서다. 지상에서는 아무래도 방해꾼이 많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은 이 망원경이 마치 인공위성처럼 지구 주변에 있는 줄 안다. 물론 이전까지 허블 망원경은 지구에서 570 킬로미터 떨어져 위성처럼 있었다. 하지만 제임스 웹은 생각보다 멀리 있다. 무려 2,600배나 더 멀리, 달보다도 먼 거리인 150만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제임스 웹 망원경을 옮겨 놓았다. 허블의 경우 문제가 생기면 수리를 할 수 있는 거리였다. 실제로도 수리를 다섯 번이나 했다. 하지만 제임스 웹 망원경은 수리하기 불가능할 거리이다. 대체 왜 여기에 망원경을 가져다 놓았을까. 
 
제임스 웹 망원경(JW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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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인이다. 그냥 세상의 물질과 이것 저것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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