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소에서 에세이 쓰는 사람들만 보기 [일]

홈은
홈은 · 15년차 집돌이
2023/02/28
감상과 평가의 길이가 애정과 비례하진 않습니다. (????????)

일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다양한 시각을 간접 체험할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일은 만나는 사람에 따라 그냥 '일'로 존재하기도 하고, '취미', '생업', '직업', '직무', '관계', '사랑'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는 점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인상 깊은 점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던 가장의 일을 떠올리거나 함께 일하던 사람들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다. 일은 삶과 붙어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붙어있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적합한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수많은 사람들의 애환이 묻어있는 일과 일터로 시선을 돌려보자. 일이 사람에 따라 다른 의미로 존재하는 것이 세상이라면 나와 타인의 일을 같은 기준으로 바라보며 존중하려고 애쓰는 마음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 일이 나에게 소중하듯 네 일은 네게 소중할 테니까.

지금부터 시작.

동보라미 / 일복 많은 여자

전문성 없는 일을 하면서도 투정 부리지 않았던 자신의 삶에 대한 예찬이 있다. 하나의 꾸준한 일에 대한 시각이 아닌 살아오면서 해온 단편적인 일들, 보수에 관계없이 추억에 잔존하는 일에 대한 경험을 서술하여 일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일을 대하는 저자의 자세를 드러내고 있다. 이모네 집에서 조카와 함께 놀아주며 육아에서 해방된 경험, 그리고 이후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벌면서 얻은 뿌듯함과 사랑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일은 보일 수 있게 만들어진 사랑이다"는 칼릴 지브란의 문장을 인용하며 일과 사랑의 상관성을 표현한다.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감과 책임감을 갖게 된 자신에 대한 뿌듯함이 느껴진다.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하기도 하는 ‘일복’과 무급 노동의 대명사로 불리는 ‘여자’를 모두 제목에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슬프거나 부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하진 않는다. 비정규직과 무급 노동의 경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을 하는 자신의 모습에 대한 자신감과 자랑스러움이 노동자의 조건보다는 일을 하는 기쁨과 즐거움에 더 집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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