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인구 정책이 효과가 없는 이유

박현우
박현우 · 헬조선 늬우스 대장
2023/05/14
인구토론대회에 출전하면서부터 태어나서 처음으로 인구 정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해당 대회는 당연히(?) 어떻게 하면 한국의 인구를 늘릴 수 있을 것인가에 관심이 있었고 나를 비롯한 팀원들은 인구를 늘려야한다는 해당 대회의 취지에 당연히(?) 공감했다. 대회를 주최한 정부기관과 마찬가지로 한국어로된 많은 연구들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여성이 애를 낳게 할 수 있을까에만 관심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에 대회를 같이 준비했던 아해들 중 누구도 ‘출생율을 올려야한다'는 주장에 공감하지 않는다. 생업에 뛰어들면서부터다.

당시에 한국 사회의 출생율이 저조한 이유를 분석하는 대부분의 논문들은 ‘만혼'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여성들이 사회에 진출하고 결혼을 서른 살 이후에 함에 따라 애를 덜 낳게 되었다는 것. 그러니 연구자들이 전제한 바에 따르면 20대 때 결혼한 여성은 단순히 일찍 결혼했다는 이유만으로 애를 낳을 가능성이 30대 이후에 결혼을 한 이들보다 높아야한다. 결과(20대 때 결혼한 여성이 출산을 많이 했다)를 원인(그러므로 20대 때 결혼하면 애를 많이 낳는다)으로 보면 이런 결론이 나올 수 밖에 없다.

토론을 준비하면 여러 논문을 보게 된다. 한 논문만 믿고 대회에 나갔다가 그 논문을 가볍게 박살내는 논리를 만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창과 방패를 충분히 단련하지 않으면 예선도 통과하기 힘들다. 토론대회는 <100분 토론>류의 혼돈의 카오스 말싸움과 달리 철저한 룰에 의해 게임이 진행된다. 내게 주어진 시간이 한정적이니 헛소리로 시간을 낭비하면 무조건 패배한다. 
 
다른 논문을 보니 한국의 ‘만혼'을 출생율 저하의 원인으로 보는 연구는 프랑스의 사례를 분석한 논문에 의해 쉽게 박살났다. 프랑스에서도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면서 출생율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프랑스는 ‘어떤 변수'에 의해 다시 출생율이 증가했다. 왜였을까? 30살 이후에 결혼하던 사람들이 다시 20대 때 결혼을 해서? 아니다. 사회에 진출한 여성들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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