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의료제도가 세계 최고라고?

이승훈
이승훈 인증된 계정 · 서울의대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교수
2024/04/06
다이나믹 코리아. 우리나라 사회의 변화가 많은 만큼 국민들의 정치, 경제 담론은 정말 대단한 수준이다. 2024년 현재 전공의 단체 사직으로 시작된 전국 대학병원 파행이 전국을 뒤흔드는 지금까지, 우리나라 의료제도 자체에 대해선 상당한 호평이 많았다. 전세계에서 가장 이용하기 편하면서도 저렴하다고들 생각한다. 그런데 전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이 제도는 어떤 계기로 이렇게 정착된 걸까? 이 제도가 과연 국민들에게 정말 좋은 것일까?
 
잠깐 비교해보자. 우리나라 의료보험제도 ‘전국민’에게 차별 없이 적용된다는 큰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는 서유럽과 영연방에서는 너무 기본적인 상식이다. 게다가 여기에서는 병원 진료를 받은 후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이 아예 ‘없다’. 이미 납부한 세금으로 운영되는 구조라, 보험 내 진료라면 돈을 내는 제도로 만드는 게 더 이상하다고 여긴다. 본인부담금이라는 형식의 의료비 할인 제도로 운영하는 대표적인 나라는 일본과 한국이다. 즉, 우리는 저렴하다고는 해도 항상 진료비를 내도록 되어있다. 자본주의 천국인 미국의 의료보험제도는 전세계에서 가장 악랄(?)하기로 유명하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HMO (Health Maintenance Organization)라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사보험(私保險)에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시스템에서 보험료는 매우 비싸서 중산층이 좋은 보험을 가입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간단한 치과 진료도 하지 못해 집에서 혼자 이를 뽑는 일도 허다하다. 이렇게 보면 우리나라 제도는 미국보다는 낫고, 서유럽보다는 나쁜 제도로 보인다.
 
사실 의료보험제도가 낙후될수록 의사들은 오히려 돈을 잘 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이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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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서울의대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전임교수, ㈜세닉스바이오테크 대표이사, (사)한국뇌졸중의학연구원 원장 및 뇌혈관대사이상질환학회 회장을 겸직하고 있다. 의학자로서 뇌졸중의 기초와 임상에 관한 200여 편의 국외 논문을 발표했으며, 대한신경과학회 향설학술상, 서울대학교 심호섭의학상, 유한의학상 대상, 과학기술정보통신부/보건복지부/중소벤처기업부 3개 부처로부터 각각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미국심장/뇌졸중학회(American Heart Association/American Stroke Association)의 석학회원이기도 하다. 뇌졸중 전문가들을 위한 6권 교과서인 <뇌졸중 재발견(Stroke Revisited)> 시리즈, 일반인을 위한 <병을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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