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스테이션 밖에서

수미
2024/04/02

 동생이 이사했다. 어린 남매를 키우는 동생 부부는 ‘아이 키우기 좋은 곳’으로 대단지 아파트를 선택했다. 직장에서 멀지 않으며, 유치원과 어린이집이 가깝고, 단지 내 놀이터가 있는 게 마음에 든다고 했다. 집들이를 간 날. 올케와 아파트 단지 안을 산책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삼엄하고 건조해 보였던 아파트 단지는 아늑하고 평화롭게 느껴졌다.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주택 형태인 아파트. 나는 한때 아파트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기도 했다. 획일적인 건축, 견고한 울타리 안의 배타적인 공동체를 쉽게 떠올렸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공용 놀이터가 깨끗하게 관리됐고, 분리수거가 편했으며, 경비 시스템이 있어 안전하게 느껴졌다. 나는 올케에게 이사하니 어떠냐고 물었다. 
   
“전에 살던 작은 아파트의 엄마들끼리 그랬어요. 가까이에 놀이터 하나만 있으면 좋겠다고. 놀이터 가려면 길을 건너야 하니까요. 여긴 아파트에서 내려가기만 하면 바로 놀이터니까 좋아요. 그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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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큰 소리로 웃는 여자. 에세이 <애매한 재능>, <우울한 엄마들의 살롱> 저자. 창원에 살며 <우울한 여자들의 살롱>이라는 모임을 주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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