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밤 10시가 훨씬 넘은 시간에 집에 도착했다. 보통 비행기에서 내리는 시간이 아침인 경우가 많아 으례 그러려니 했더니 오후 늦게 도착하는 뱅기였단다. 하긴 몇 시에 도착해요? 그런 질문은 애당초 할 생각도 안하는 내가 이상한 건가.
남편 며칠 날 오는데, 몇 시에 도착하는데? 그런 걸 누가 물으면 상당히 난감해진다. 그래도 오는 날이 2일이라고 제대로 입력이 된 것만으로도 대견한 것을.
남편은 생각보다 전화는 자주 하는 편이다. 도착했다고 한 번. 중간에 어디쯤 오고 있다고 또 전화를 했다. 그때를 놓치지 택배 좀 찾아 오소. 했더니, 이 밤중에? 한다.
넹, 이 밤중에. 귤이여. 얼지도 모르니까.
자기가 먹을 귤이라서인지 잊지 않고 잘 싣고 왔다. 그리고 앉자마자 메고 있던 크로스백에서 뭔가를 꺼내 놓는다.
선물은 못 사고 그냥 오긴 걸려서 이걸 갖고 왔어.
남편이 내민 건, 뚜껑 있는 작은 플라스틱 상자에 담긴 조그만 케잌 한 조각이었다.
기내에서 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