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어느 날 어머니께서 술에 취해 집에 들어와
몸도 가누지 못한채 비틀 비틀 신발장 앞 드러누웠다.
거친 숨을 내쉴때마다 나는 술 냄새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었는지 헤아리기에 나는 너무 어렸고,
밤 늦게 오신 어머니가 그저 반가웠다.
누나들은 자신들 보다 두배는 큰 어머니를 낑낑 거리며 부엌으로 끌고 왔다.
10살, 12살 고사리같은 손으로 누나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꿀물을 만들고 있었다. 그때 그 어린 애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한참을 정신 못차리던 어머니는 갑작스레 울기 시작했다.
8살, 10살, 12살 우리보다 더 아이처럼 울기 시작했다.
누나들은 꿀물을 만들던 행동을 멈추고 숨죽여 울었다.
나는 그들이 왜 우는지도 알지 못한 채 그저 따라 울었다.
아직도 그때 어머니의 말을 잊지 못한다.
사실 어떤 의미인지 몰랐다.
날카로운 칼날처럼 내게 박혔을 뿐이다.
'내가 너희를 낳지 않았다면'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