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겁고 또 버겁다.

임결우 · 안녕하세요, 임결우입니다.
2021/12/07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어느 날 어머니께서 술에 취해 집에 들어와 
몸도 가누지 못한채 비틀 비틀 신발장 앞 드러누웠다. 

거친 숨을 내쉴때마다 나는 술 냄새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었는지 헤아리기에 나는 너무 어렸고, 
밤 늦게 오신 어머니가 그저 반가웠다. 
누나들은 자신들 보다 두배는 큰 어머니를 낑낑 거리며 부엌으로 끌고 왔다. 

10살, 12살 고사리같은 손으로 누나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꿀물을 만들고 있었다. 그때 그 어린 애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한참을 정신 못차리던 어머니는 갑작스레 울기 시작했다.
8살, 10살, 12살 우리보다 더 아이처럼 울기 시작했다. 
누나들은 꿀물을 만들던 행동을 멈추고 숨죽여 울었다. 
나는 그들이 왜 우는지도 알지 못한 채 그저 따라 울었다.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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