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누군가 물었다. 당신의 인생에서 돌이키고 싶은 것은 무엇이냐고. 말해 뭐해. 엄마지. 엄마를 살려낼 수만 있다면야. 라고 속으로 혼자 대답하다가 나는, 또다른 질문을 던져내는 스스로를 발견했다. “그럼 나 자신도 그때로 가야해? “하는 나를. 이어 “지금 내 존재의 모습 그대로 있고 여기서 엄마만 돌아오면 좋겠어” 하고 있는 나를. 엄마 살아돌아오는 얘기하고 있는데 지금 나 조건 걸고 앉았는 건가. 이런 스스로가 돌연 끔찍하게 감각되어 훅 떨떠름했다.
아. 인정하기 싫지만 그리고 인정하면서도 마음이 찜찜하지만 나는 인정을 해야했다. 내 인생에서 내게 주어진 가장 큰 선물은 엄마인데, 그중 엄마의 죽음은 그 선물의 정점을 이루는 피날레 였다고. 이 사실을 나는, 부인할 수가 없다.
한 존재의 정확한 사이즈는 존재의 헤아림을 통해서가 아니라 부재ㅡ 그 존재가 빠져나간 자리 ㅡ 를 통해서만 측정될 수 있다고. 엄마가 죽고나서 나는, 이제까지 내 고유의 독특한 기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