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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와줘, 내가 당신의 열두번째 아내가 될게 -연재소설 <황혼의 불시착> 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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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
만날 수 없고 만질 수 없는 사람, 안전하고 진부한 섹스를 할 일은 더더욱 없는 상대인 남자에게 여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카톡을 보내는 것 뿐이었다.
지지하는 정치 세력이 같은 정치 덕후들이 나눌만한 나라와 민족의 미래 걱정 얘기를 해봤다. 그냥 심심해서 당신이랑 이바구 좀 하고 싶어서요, 라는 식의 화제도 꺼내봤다. 그러다 미친 척하고, 썸타는 남녀 사이에서 오갈 법한 화법을 구사해보기도 했다.
거의 매일 하루에 한 번씩 여자는 남자에게 말을 걸어봤다.
방 안에 모여 왁자지껄 떠들며 음식을 먹고 술을 마시던 그 날밤의 모임에서 홀로 도드라지게 잘 생긴 젊은 남자의 반응은 한결 같았다.
남자는 여자가 물어보는 말에 최소한의 어휘를 구사해 대답했다.
남자는 여자에게 대답할 때서울 다산 콜센터 직원 만큼의 다정함도 담지 않았다.
남자는, ‘누님이 이렇게 저를 아껴주시니 영광이네요’ 정도의 인사 치레도 하는 법이 없었다.
질문에 대해서는 대답하되 여자가 독백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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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살 연하에게 반한 것보다 더 비참한 것은 -연재소설 '황혼의 불시착' 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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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여자보다 열 네 살이 어렸다.여자는 66년생이고 남자는 80년생이었다.앞자리 숫자가 두 개 차이였다.여자가 여기 쓴 이야기를 어느 가까운 친구에게 털어놓은 끝에 나이 얘기를 했다고 상상해보자.아마 친구는,"미친년아. 그 얘기를 진작 했어야지. 유리상자 속 인형이 어쩌구,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니 모든 것을 할 수 있네,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하지말고!"라며 허파가 끊어지도록 웃을 것이었다.
나이 앞자리 숫자가 두 개 젊은 남자를 여자가 다시 만난 건 사람들이 많이 온 어느 행사였다.여자와 마주친 남자는 원로를 대하듯 고개를 깊이 숙이고 깍듯이 인사했다. 여자는 아유, 반가워요, 잘 지내셨죠! 젊은 남자 앞에서 나이 많은 여자가 떨법한 너스레를 기계적으로 읊었다. 평소 같았으면 언제 끝나나, 지루해하다 중간에 적당히 빠져나갈 궁리만 했을 여자는이 날은 한 공간 안에 남자가 있는 이 자리가 영원히 이어지길 바라며 끝까지 앉아있었다.
행사가 끝나고 사람들이 썰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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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 강변에서 뜨겁고 황홀한 키스를 - 연재소설 <황혼의 불시착> 2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