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역사학계를 점차 유사역사학이 장악해가고 있다. 이것은 북한의 역사학이 정치에 종속되면서 벌어질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과정이기도 하다. 유사역사학이란 학문이 아니라 정치적 주장의 사기극이기 때문이다.
고조선 연구를 중심으로 북한 역사학의 변화를 살펴보자.
북한 역사학계는 해방 후 고조선이 요동에 있었다는 요동설을 주장하고 있었다. 1960년대에 리지린의 요동중심설, 도유호의 평양중심설, 김석형의 이동설이 각축을 벌이다가 리지린이 헤게모니를 장악하면서 요동중심설이 굳건히 자리잡게 되었다.
1986년, 김정일은 '우리민족제일주의'를 주창했다. 1989년에는 '조선민족제일주의'로 이름을 바꾸었다. 유사역사가들이 늘 그렇게 주장하는 것처럼, 김정일도 '조선민족제일주의'는 배타적인 민족주의가 아니라 열린 민족주의라는 주장을 했다. 고난의 행군 시기를 거치며 수령 체제를 옹호하기 위해 이런 움직임은 더욱 강화되었다. 역사학도 이에 발맞추었다.
이런 흐름 속에서 1993년 단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