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범들 해외여행 보내주는 남자
2023/02/09
25년째 소년범과 동고동락⋯고기영 법무부 보호관찰관
그가 소년범 곁에 머무는 까닭⋯보호관찰의 길을 묻다
'금은방 유리 깨고 수천만원어치 절도, 촉법소년인 점 노리고⋯.'
어린아이가 저질렀다고는 믿을 수 없는 범죄 행각이 알려질 때마다 '이 말'이 거론된다. 법의 관용이 도리어 범죄를 키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우리 형법은 만 14세가 되지 않은 소년범은 처벌하지 않는다(제9조). 처벌 대신 소년들이 받는 건 보호처분이다. 수용시설에 구금하는 대신 가정과 사회 안에서 소년범들을 관리·감독하는 제도다. 만 14세 이상 만 19세 미만의 경우 죄질에 따라 형사 재판에 넘겨지기도 하지만, 원칙은 보호처분을 받게 하는 것이다. 비행이나 범죄 정도에 따라 특별교육 수강과 사회봉사, 보호관찰 등 다양한 처분이 내려진다. 전국 58개 보호관찰소에서 이 업무를 맡고 있다.
그런데 엄중한 처벌 없이도 소년범들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걸까. 보호관찰은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 걸까. 이 질문에 해답을 구하기 위해 25년째 소년범들과 동고동락 중인 고기영 법무부 보호관찰관을 만났다.
Q. 보호관찰이라는 단어는 많이 들어봤지만, 정확히 어떤 업무를 하는지는 잘 모르는 것 같다. 일과를 중심으로 설명해 준다면?
"아침에 출근하면, 전날 야간외출 제한 명령을 어긴 대상자가 없는지 확인하는 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야간외출이 제한된 대상자들은 보통 밤 10시부터 이튿날 아침 6시까지 정해진 거주지에 머물도록 돼 있어요. 보호관찰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