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에 작은 별 같던 종이 한 장.

D
D · 생각은 생각을 낳고
2021/11/18

오늘이 수능날이라죠?
매년 수능 한파가 찾아와 위세를 떨쳤었는데 올해는 그나마 추위가 덜 한 것 같아요.
여기저기에서 수능시험에 대해 이야기가 들려오니 자연스럽게 제가 봤던 두 번의 수능이 생각이 납니다.

제 첫 수능은 남들과 같은 고등학교 3학년 때였어요.
하지만 저는 수능을 보지 않으려고 했었습니다.
그 당시 IMF가 막 터졌을 때였고, 사업을 하시던 아버지가 돌아가신지 한 달이 되는 날이었어요.
고3 생활이 시작되면서 아버지의 사업은 어려워지기 시작했고 
동업하시던 분이 빚을 잔뜩 남기고 미국으로 사라져 버리시고 난 후
아버지는 술에 많이 의지하셨던 것 같아요.
그렇다고 놀지도 않으셔서 아침부터 밤 늦까지 일하시고 밤엔 술에 의지해 괴로움을 참아내셨던 것 같습니다.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12시가 다 된 시간이였는데 
사업이 어려워지고는 밤 늦까지 술을 드시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었어요.
예민한 사춘기에 집안까지 어려워지고 나서는 눈치가 없어도 분위기는 대충 알 수 있어서
공부는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급성 간암으로 아버지는 수능 한 달 전에 돌아가셨어요.
간암 합병증인 당뇨가 심하게 갑자기 오셔서 엄마와 아버지는 서울 병원에서 사시고
저는 제 동생들과 지방 집에서 몇 달을 살고야 아버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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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로 불리고 싶지만 직업란에는 늘 ‘기타’에 체크하게 됩니다. 완전한 주부도 아닌, 직장인도 아닌, 사업자도 아닌 난 누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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