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동경한 자의 모험

메리 오닐 · 메리 오닐
2024/04/21
<대항해시대>
바다를 동경한 자의 모험

#. 1
 
고대인들은 바다를 동경했다. 푸른빛으로 넘실거리는 미지의 평원. 끝을 알 수 없다는 것은 얼마나 매혹적인가. 그들은 밤낮으로 노를 저어도 끊임없는 그 망망한 대해를 이야기로 채워서 딛고 건넜다. 빛도 닿지 않는 심해 깊숙한 곳에 플라톤은 아틀란티스라는 이데아를 지었고, 조선인들은 용궁이라는 무릉도원을 상상했다. 어느 갑판장은 꾸벅꾸벅 조는 부하들을 깨우기 위해 선원을 유혹하는 세이렌의 이야기를 지었고, 안데르센은 인어공주가 거품처럼 사라지는 로맨스를 꿈꿨다.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온갖 노력을 마다하지 않는 자들에게 마침내 꿈은 이루어진다고 하던가. 바다로 툭 튀어나온 호기심의 부두에서 세계로 닻을 올린 사람들이 있었으니, 15세기, 근대가 어스름하게 밝아오는 시절이었다.
 
1405년 명나라의 정화가 황제의 명을 받아 3500척 대 선단에 금은보화를 가득 싣고 아프리카에 이르는 여정을 시작한 이래, 유럽의 항해자들은 지중해를 거미줄 같은 상업 네트워크로 엮었고, 아프리카 남단의 희망봉을 돌아 마다가스카르와 홍해, 인도까지 항로를 개척했다. 영국의 은괴는 인도의 목면과 교환되었고, 일본의 비단이 네덜란드의 면직물과 거래되었다. 프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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