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와 피아노 #23 피아노는 왜 피아노인가?(하)
2024/06/24
피아노 사운드의 독특함은, 피아노도 어디까지나 mechanical하므로, mechanics로 다 설명 가능하지 않을까? 이것을 조금 더 풀면 언급한 대로, 광의에서는 다음과 같이 쓸 수 있겠다.
mechanical = mathematical + physical + computational
그리고 학자들을 비롯한 인류는 영리하게도 현상의 본질에 집중해 꽤 쓸 만한 적정 수준의 단순화나 추상화를 거쳐 설명을 완성해 왔다. 이러한 세부 역시 악기와 그 사운드를 이해하는 데 정말 중요한 부분이기는 하다. 그 사운드의 특유함이란 본질적으로는 복잡미묘한 harmonics와 overtone의 무한한 조합(의 원인)에서 비롯됨을 알아내기도 했으니 말이다.
본질의 이해란, 우리가 어떤 현상이나 특성을 분석하거나 모델링할 때 중요하게 필요한 부분인데, 중요하게 필요하지 않은 면면들은 제거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쉬운 일례로, 피아노의 사운드를 이해하려고 하는데, 건반 색깔을 변수로 삼을 이유는 없다는 이야기다. 이것이 바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통찰 내지는 직관적 이해의 핵심이다.
하지만, 어차피 완벽하게 이해하기는 불가능하니까 이 정도면 충분할까? 여기서 놓치고 있는 점은 없을까? 피아노가 소리를 만들어 내는 근원과 그 방식만 이해하면 될까?
여기서 더 근본적으로, 먼 과거의 소위 "양자 쟁론" 중에 그 저명한 아인슈타인도 품었다던 의문과 동질적인 물음을 던져보자. 소리가 물리적으로 존재한다 해도, 그 소리를 아무도 듣지 않는다면(못한다면), 그 소리는 존재한다고 할 수 있을까? 물론, 여기서 “이해”와 “존재”라는 말의 철학적, 언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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