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의사 증원이 한국과 다른 점

정병진
정병진 인증된 계정 · 수석 매니저
2024/02/26
독일 전공의 AI이미지. 출처: 플레이그라운드

독일에는 한국식 의대 쏠림이 없다

독일에서도 의사는 부모님들이 선호하는 아이의 미래 직업입니다. 하지만 실제 입시에서는 한국처럼 상위권 학생들의 의대 쏠림 현상이 없습니다. 경쟁률만 놓고 보더라도 그렇게 의대에 들어가는 게 힘들지 않은데요. 독일 통계청에 따르면 독일의 의대 정원은 지난해 겨울학기 첫 신입생 기준 1만 명 수준입니다.

독일 의과대학 첫학기 등록 인원수. 출처: 스태티스타

병원 일자리 전문 플랫폼인 프락티쉬아츠트 자료를 보면 의대 정원 1만 명 기준 지원자는 3만5천 명이 몰립니다. 3.5 대 1이면 경쟁률이 그리 높지 않은 편입니다.

독일에서 한국과 같은 의대 쏠림이 없는 이유는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굳이 의사가 되려고 애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소득 면에서 보면 의사와 연봉이 거의 비슷한 다른 직군들이 많거든요. 더구나 의사가 되려면 높은 성적은 기본이고, 라틴어 점수가 필수이기에 엄청난 공부 스트레스를 감당하겠다고 단단히 마음먹은 학생이 아닌 이상 굳이 의사가 되려 하지 않습니다.

보통 '의사 집안' 아이들이 대대로 의대 진학을 준비합니다. 부모님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자랐거나, 온 집안 사람들이 의사여서 초등학교 때부터 자연히 진로를 의사로 결정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의대는 중고교 통합과정인 김나지움 성적에서 라틴어가 필수입니다. 초등학교 4학년 졸업 후 김나지움 5학년을 라틴어 전공 김나지움에서 시작해야 의대 입시를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는 겁니다. 이 때문에 '의사 집안'에서 자란 아이들이 4~5학년 때부터 미리 진로를 의료계로 설정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이를 유럽 특유의 '계급 혹은 직업  대물림' 차원으로 볼 수도 있겠는데요. 하지만 김나지움 졸업장 없이 아우스빌둥, 즉 직업 교육을 의료 쪽으로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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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유럽의 사람 사는 이야기로 우리를 톺아봅니다. 현) 스태티스타 HQ 수석 매니저 / 함부르크대 저널리즘 석사 과정 전) YTN 앵커 / 부산MBC 아나운서 / 매일경제TV 앵커 / BBC KOREA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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