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죄인이다 : 여류음악에 대한 남성들의 동상이몽

칭징저
칭징저 · 서평가, 책 읽는 사람
2023/09/21
최서해 단편집
우리는 죄인이다 : 여류음악에 대한 남성들의 동상이몽   

고모리 요이치는 <나는 소세키로소이다>에서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분석하면서, 소세키와 그의 벗 마사오카 시키의 관계를 살피고 있다. 이 관계에서 핵심적인 지점은 어린 시절 버려졌던 소세키가 폐결핵으로 죽음 앞에 처한 시키를 외면하면서 죄의식을 느끼는 대목이다. 이러한 독특한 위치가 소세키의 ‘고양이’를 가능하게 했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다. 정리는 잘 안되지만, 소세키와 시키는 애초 사생문으로 연결된 관계이면서, 소세키는 영문학에 대해 회의를 느꼈고 마침 그 역시 어린 시절 버려진 트라우마가 있다는 것이 결국 소세키의 문학을 만들었다는, 이러한 지적은 문학이 탄생하는 미묘한 지점을 보여주고 있다. 극적인 이 장면은 어떻게 ‘다른’ 근대문학을 만들어내었는가. 주지하다시피 근대문학은 떠남과 분리에서 시작한다. 남은 사람들은 어떤 존재인가? 근대문학은 그들을 어떤 식으로 포섭, 배제해왔는가? 
   
“여자라서 행복해요.”라는 발언은 상품 소비와 관련될 때만 가능하다. (물론 최근 김정운 여러가지 문제연구소장은 남자도 행복하고 싶다고 항변한 적이 있지만) 그러니까, 이때의 행복은 생산의 주체인 남성이 소득을 통해 여성을 만족시켜줄 때 가능한 것이다. ‘여류’는 그렇게 남성들에 의해 ‘소비’(문학이라는 생산 기계를 작동시키는 여성 독자들, 남성 문인을 흉내 내는 여성 작가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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