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ㅣ 배송이 빨라서 좋아요

악담
악담 · 악담은 덕담이다.
2023/08/20





어느 VIP 고객의 위엄과 위험 

" 라떼 ㅡ " 라는 말을 사용하면 꼰대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기에 " 라떼 " 를 살짝 변형한 " 한때 ㅡ " 라는 용어를 사용해서 이 글을 시작하고자 한다. 한때 나는 대한민국 독서 인구 상위 1 %에 속하는 간서치였다. 한달에 평균 책 구입비는 대략 20만 원. 나, 이런 남자였지. 
악담의 서재 : 20년 전 잡지를 21세기에 읽는 취미가 있다.
인터넷 서점에서 보자면 VIP 고객인 셈이다. 소비자 불만 신고에 몇 마디 하면 즉각 수정되었다. 한번은 당일 배송으로 책을 주문했는데 책이 도착하지 않아서 알림 문자를 살펴보니 배송 지연 사유가 " 고객 부재 중 " 으로 나왔다. 어이가 없었다. 그 책을 받기 위해 당일 약속도 미루고 하루 종일 집구석에서 기다렸는데 말이다. 화가 나서 고객 센터에 전화를 걸어 항의를 하자 회사 측은 사과와 함께 두둑한 적립금을 선물했다. 그리고 그 배송 직원은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다. 그렇다면 나는 그 책을 언제 읽었을까 ?  배송된 그날 ?! 아니다. 3년 뒤에나 읽었다.  책장에는 읽은 책보다 읽을 책이 더 많았으니깐 말이다. 

3년 뒤에나 읽을 그 책을 나는 왜 그토록 당일 배송에 집착했을까, 내 불만 하나가 어쩌면 그 배달 노동자의 직업을 빼앗은 것은 아닐까, 어느 VIP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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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호 하드보일드 센티멘털리티 악담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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