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커드의 목소리와 목소리 포토샵

실컷
실컷 · 알고보면 쓸모있는 신기한 문화비평
2023/10/22
데터드의 목소리와 목소리 포토샵(영화 <블레이드 러너> 중에서)


데커드의 목소리와 목소리 포토샵 - 블레이드 러너
   
<블레이드 러너>(1982)에서 ‘보이트 캄프 Voigt-Kampf 테스트’는 레플리컨트를 식별해낼 수 있는 중요한 장치로 주어진다. 데커드는 이후 똑같은 테스트를 레이첼에게 시행하면서 여러 가지 질문을 하는데, ‘끓인 개(boiled dog)’가 음식으로 나온 뷔페 상황에 대한 마지막 질문에 레이첼은 대답 하지 않는다. 

재미있는 건 영화의 후반, 문제의 리온(Leon)에게 죽임을 당할 뻔한 데커드를 구한 레이첼이, 데커드에게 스스로 ‘보이트 캄프 테스트’를 해본 적이 있느냐고 되묻는다는 것이다. 영화는 데커드에게도 명확한 대답의 기회를 주지 않지만, 그가 꾸는 꿈속은 물론, 현실 세계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일각수(unicorn)의 형상과 종이 인형을 통해 그 역시 레플리컨트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하지만 이들만으로 부족했던지, 자신의 집에 들어가는 엘리베이터에서 데커드는 보이스 프린트 확인(voice print identification)을 요청받는다. 층수를 묻는 질문에 그가 ‘데커드, 97층’이라고 대답하자, ‘97층, 고맙습니다’라는 대답이 이어진다. 우리의 질문은, 여기서 ‘확인’되는 것이 정확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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