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웅
정재웅 인증된 계정 · 금융공학 박사, 변절 빌런
2023/03/27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시작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기억이 선연하게 남아있는데, 다시 그 당시의 불안을 느끼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그 사건은 발원지인 미국 뿐만이 아니라, 멀리 있어서 얼핏 보면 그렇게 큰 상관이 없는 듯보이는 한국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 은행(Silicon Valley Bank) 파산과 스위스 크레딧 스위스(Credit Swiss) 파산이 바로 그 사건입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3월 10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여느 때처럼 평화로운 주말이었지만, 미국의 대형 은행 중 하나로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과 기술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둔 실리콘밸리 은행(svb, 이하 svb로 지칭)의 파산 소식은 세계를 뒤흔들었죠. svb는 작년 말 기준 총 자산규모 2,090억 달러로 미국 내 16위 은행입니다. 이 정도 큰 규모 은행의 파산은 2008년 워싱턴 뮤추얼(Washington Mutual) 파산 이후 처음인데, 워싱턴 뮤추얼도 파산 당시 미국 최대의 상호신용금고로 3,070억 달러에 달하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워싱턴 뮤추얼의 파산을 야기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와 이로 촉발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이 글에서 다룰 주제가 아니니 일단은 차치하도록 하겠습니다.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은행 파산인 동시에 현재 미국 16번째로 큰 은행의 파산은 말 그대로 미국과 세계 금융시장을 패닉에 빠뜨렸습니다. 이 정도 규모를 자랑하는 은행이 뱅크런(Bank Run)으로 인해 파산하게 되었다면, 사실상 세계 금융시장에서 뱅크런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운 금융회사는 거의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죠.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부터 시작된 svb의 파산은 역시 마찬가지로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부터 시작해 당시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와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을 거쳐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어진 2008년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고, 이는 세계 금융시장을 공포에 빠뜨리기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적어...
정재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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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공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대학교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한국 경제성장에 있어 정부 정책이 금융시장 발전에 끼친 영향'을 연구했습니다. 가상자산 스타트업을 거쳐 금융시장에서 일하고 있으며, 저서로 "변절 빌런의 암호화폐 경제학"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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