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물과잉여 ㅣ 전청조를 보며 생각났던 인물
2023/11/15
< 속물과 잉여 > 라는 책을 읽다가 문득 생각나는 것이 있어 적는다. 나는 그동안 주로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꾸준히 올렸었다. 텃새보다는 철새에 가까운 인간인 나는 이 짓'도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사이버 공간은 온통 허세를 가장한 < 잉여 > 와 친절을 가장한 < 속물 > 로 가득했다. ( 내 이웃들은 대부분 솔직하고 매력있는 사람들이었다. 오프에서도 자주 만난다. ) 속물'이 통속과 신파로 버무려진 골뱅이와 소면'이라면 잉여는 엽기와 자학으로 욕망을 드러낸다. 잉여의 약빨'이란 소주 한 병 사서 안주 없이 병나발 불면 해결되는 빈곤형 자학에 가까우니 손해볼 것은 없다. 잉여는 자신을 소진시키는 집단이다. 그것은 일종의 정신적 매혈'이다. 잉여는 허삼관'이다.
내가 네이버 블로그'라는 사이버 공간에서 만난 놈 가운데 가장 이상한 놈은 서른이 채 되지 않은 어느 디자인 회사 ceo였다. 그의 이웃들은 그가 나열한 스펙'에 열광했다. 내가 그 사람이 가진 스펙을 나열하면 이 글을 읽는 당신 또한 반하지 않을 수 없다. ① 포르쉐를 몰고다니는 디자인 회사 ceo인 그는 틈틈이 ② 대학 출강을 나가는 미술 강사다. 여기서 끝이냐 ? 아니다. 그는 ③ 모 미술관 큐레이터도 겸하며 ④ 전시회도 꾸준히 여는 현역 화가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⑤ 책을 출간한 적이 있는 작가이니 대,다,나,다. ⑥ 그리고 연예 기획사 대표로 모 아이돌 그룹을 야심차게 선보이기도 했다. ⑦ 더욱 놀라운 사실은 자신을 음반 제작자이면서 스스로 음반을 낸 적이 있는 가수라고 소개한 점이었다. 그가 서른이 되기 전에 이룩한 왕국이었다.
이 정도면 쓰리 잡'이 아니라 텐잡이'였다. 가지도 아니면서 가지가지하는 꼴이다. 또 하나 ! 이 골드 스펙'에 화룡정점을 찍는 것이 있었으니 자신을 해외 파병 군인이라고 소개한 대목이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전투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