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음에 대하여
2024/08/06
1980년대 대한민국 지성계를 뒤흔든 철학 사조는 실존주의'였다. 사르트르, 까뮈, 로브그리예가 대표적인 인물이었고 한국 문단은 이들을 조명하기에 바빴다. 그 당신, 한국 문단에서 자주 사용한 단어는 " 실존 " 이었다. 입만 열었다 하면 실존, 실존, 실존. 실존 존예 ~ 하지만 1990년대 들어서면서 실존이라는 단어는 사그라들기 시작하면서 대두되었던 단어는 " 구조 " 였다. 그때부터 비평계는 " 구조적 문제 " 라는 표현을 남발하기 시작했다. 80년대는 들어보지도 못한 표현이다. 80년대 방송이나 텍스트에서 " 구조적 문제 " 라는 표현을 사용한 예는 없다. 열외가 있다면 그 증거를 내게 보여달라. 내 통장에 있는 돈 10만 원을 인출해서 보내주겠다(이거슨 농담이 아님).
다시 말해서 : (한국 사회에서) 지금 우리가 흔히 사용하고 있는 표현인 " 구조적 문제 " 는 90년대 발명된 발명품이라는 말이다. 그 이전에는 없던 표현이다. 구조라는 개념을 발견한 이는 당연히 구조주의자들(프로이트, 니체, 마르크스, 소쉬르, 라캉, 레비스트로스, 바르트, 푸코, 데리다 기타 등등x 100)이다. 물론 이들은 자신이 구조주의라는 틀 안에 묶인 것을 불쾌하다고 말했지만 큰 틀에서 보자면 구조주의에 포섭된 것은 분명하다. 구조주의를 쉽게 설명할 방법은 없을까를 고민하다가 내가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다. 구조주의는 문제의 원인과 해결을 인간 내/內( 인간 정신 혹은 인간 신체)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인간 외/外적 요소에서 찾는다.
실존주의자 사르트르와 구조주의자 레비스트로스가 피 터지게 싸운 이유도 이 견해 차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