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중사가 본 여러 나라 군대
2023/03/17
내(=작가)가 A국 군대에 대한 평가를 부탁하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A 군의) 부사관들은 훈련상태도 안 좋고 급여도 낮아 수준 미달이에요. 총알을 훔쳐 가족을 부양하는 형편이죠. B 군은 이보다 좀 낫고 C와 D는 최고여요. A 군보다는 숫제 술 취한 E 군이 나을 정도입니다. 수준을 따지자면 F군이 A군과 막상막하죠.
A군에 필요한 것은 광학조준경이 아니라 기본기에요. 오감만 잘 이용해도 밤에 광학조준경 없이 얼마든지 싸울 수 있습니다. 공격하기에 가장 좋은 때는 폭우가 쏟아지는 밤이에요. 진흙에 묻혀 발소리도 안 들리고 빗줄기 때문에 냄새도 안 나거든요. 사격, 이동, 통신, 그것이 군 생활의 요체입니다. 기본기만 다져 놓으면 뭐든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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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부터 F까지 여섯 나라가 등장하는데, 미군이 주둔하는 나라들 중 어느 곳인지 찍어 보면 재미있을 듯. F만 빼고 나머지는 다 아시아 국가고, 그 중 한국도 있다.
출전은 저널리스트 로버트 카플란의 '제국의 최전선 - 지상의 미군들(Imperial Grunts; The American military on the ground) 알라딘: 제국의 최전선 (aladin.co.kr)'인데, 이 중사가 한국군을 만나 본 시점은 안 나오지만 책이 2005년에 나왔으니 아마 90년대 중반에서 말 정도일 가능성이 높다. 그 시점에 한국군이 비리가 없진 않았겠으나 - 아니 지금보단 훨씬 많았겠지 - 이미 다른 개도국 국가들보다는 훨씬 나았다는 말임.
漁夫
ps. 이 책은 읽다 보면 저절로 미소를 짓게 만드는 곳도 많다. 그런데 한국군에게 절대 불가능한 일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것을 보면, 역시 천조국 군대 지구방위군 답다 싶다....
ps. 2.
B; 태국
C, D; 한국과 싱가포르
E; 몽골. 2000년대 초반 미군은 몽골에도 들어가 있었다(...)
F; 파나마
A는 필리핀이다. ㅎㅎㅎ.
漁夫란 nick을 오래 써 온 듣보잡입니다. 직업은 공돌이지만, 인터넷에 적는 글은 직업 얘기가 거의 없고, 그러기도 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