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함께'라는 것

RUM
RUM · 2020.04.03, 그 이후_
2023/12/10

항암을 하면서 언니네 집에 잇엇던 건,
사람이 살면서 가장 견디기 힘든 고통 세 가지에 대한 이야기 때문이엇다_

배우자의 죽음, 이혼, 자식의 죽음_

죽음을 마주하고 있는 자식의 모습을 보는 것이
여든의 노부모에게 얼마나 큰 스트레스일까 싶기도 하고
내가 어떤 고통을 겪게 될지 나조차 알지 못했기 때문에 하게 된 선택이엇다_

항암 2차까지 하고 나니,
본가에 방치되다시피 한 우리 달이, 강아지가 눈에 밟혔다_

이유도 모른 채 하루하루 나를 기다리고 있을 달이를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팟다_

' 애처로워 못 봐주겟다. 창밖만 응시하고 잇어. 우울증 걸린 거 같아. '

목 빠져라 창가에 앉아 바깥을 응시하고 있는 달이의 사진을 보니
더 이상은 달이에게 못할 짓 같앗다_

부모님은 머리 빠진 모습도 이미 보셨고,
나도 항암 후유증에 어느 정도 익숙해졋으니 본가에 가도 되겟다 싶엇다_

아빠는 빡빡이 내 모습을 보고도 귀여워하셧으니까_



본가에 도착하니,
달이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달려와 내게 안겻다_

온몸으로 그간의 걱정, 불안, 서러움을 토해내는 것 같앗다_

연신 나를 핥아대는 달이를 가족들이 떼어놧다_
항암 중이라 혹시나 하는 마음이엇다_

' 괜찮아 괜찮아 '

' 뭘 괜찮아. 침대에서 같이 잘 생각 꿈도 꾸지 마! '

엄마의 호통이엇다_

며칠이 지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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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던 암수술 이후의 삶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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