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계와 의사
이성계가 활약하던 고려 말에는 중앙의 군대 통제력이 극단적으로 떨어지며 지방 호족들이 아예 홍건적과 일본 해적을 직접 소탕하는 세태였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외부의 적과 싸우는 족족 대승을 이루며 세력을 불려나간 게 이성계였다. 당시 이성계는 다인종 기마부대를 거느리고 있었으며 고려 밖 여진족 세력도 사실상 이성계의 휘하였다고 한다. 이성계만이 이러한 멜팅 팟을 아우를 수 있었기 때문에, 이성계가 왕위에서 물러난 후에 조선의 실질적 영토가 원래는 일부 여진족 영역까지 뻗치던 상태에서 상당히 뒤로 빠지게 되었다고 한다.
흔히들 이씨조선은 다른 왕조와 다르게 정복전쟁에서 이긴 게 아니라 나라를 도둑질했기 때문에 정통성이 없다고들 한다. 그러나 위 문단의 관점에서 보면, 아예 근본도 없던 집단이 어느날 갑자기 방심하고 있던 중앙권력을 기습한 끝에 운 좋게 세력을 확 키운 건 아니어 보인다. 원래부터도 왕권을 위협할 정도로 존재감을 드러내다가 명나라 침공 문제가 세력 싸움의 촉매가 되어 왕조를 뒤집은 데에 가까워 보인다.
요컨대 이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