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좀무
흠좀무 · 좋은 글 읽는 걸 좋아합니다.
2021/10/13
능력주의가 놓치고 있는 '돌봄 능력'
날씨가 쌀쌀해지니 가을 옷을 꺼내야 할 때가 왔다. 오전 업무 중에 와이프에게서 톡이 왔다. 내 상의 사이즈를 묻는 톡이다. 가을에 입을 아우터 하나를 사려고 한다길래 손사래를 쳤다. (재택근무도 늘고 육아로 약속도 거의 없어서, 이번 가을엔 새 옷을 사기가 조금 부담스럽다.) 원래부터 나는 잘 꾸며 입는 편도 아니었지만, 결혼 후엔 옷을 고를 때 와이프 안목에 많이 의지하고 있다. 이건 나 개인의 특징이라고 믿었다. '옷에 욕심이 없는 것', '잘 꾸며 입지 않는 것.' 하지만 실제로도 그럴까. 사실 많은 남성들이 (여성들에 비해) 나와 비슷한 면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건 개인적인 특징이 아니라 남성 집단의 특징이 아닌가.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면 많은 단어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꾸밈의 여부와 무관할 수 있는 특권, 평가받지 않는 특권, 복장과 몸에 대한 적은 사회적 압박, 탈코르셋 등등.  여기서 더 나아가 보자. 오늘 오전 내가 와이프와의 톡에서 곱씹게 된 부분은 조...
슬
슬슬
2021/10/14
답글: 능력주의가 놓치고 있는 '돌봄 능력'
산업/기술/IT 노동/인권/사회
장보기가 다른 집안 일에 비해 고난이도라는 점에 매우 동의합니다ㅎㅎ

자고로 장보기란.. 

  1. 우리 집에 무엇이 얼마나 있으며, 
  2. 사용량과 빈도는 어느정도이며, 
  3. 어느 시기에 새로이 구매가 필요한지, 
  4. 또 새로 산다면 기존 것을 유지할지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지, 
  5. 신제품을 시도한다면 그것이 가족 구성원들의 취향과 일치하는지, 
  6. 대용량을 산다면 그것을 보관할 공간은 충분한지,
  7. 가격대는 적당하며 할인가로 구매하기 위한 방법이 있는지,
등등등... 의 수 많은 연산 프로세스가 필요한 과정입니다.
심지어 장보기의 대상이 식재료라면 유통기한 등의 새로운 변수가 추가되지요.

사실 장보기란 가족 구성원과 그 생활패턴에 대한 정보를 모두 아우르는 메타인지가 구성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매우 고차원적인 활동이었던 것입니다.

임종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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