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주의가 놓치고 있는 '돌봄 능력'

흠좀무
흠좀무 · 좋은 글 읽는 걸 좋아합니다.
2021/10/13
날씨가 쌀쌀해지니 가을 옷을 꺼내야 할 때가 왔다. 오전 업무 중에 와이프에게서 톡이 왔다. 내 상의 사이즈를 묻는 톡이다. 가을에 입을 아우터 하나를 사려고 한다길래 손사래를 쳤다. (재택근무도 늘고 육아로 약속도 거의 없어서, 이번 가을엔 새 옷을 사기가 조금 부담스럽다.) 원래부터 나는 잘 꾸며 입는 편도 아니었지만, 결혼 후엔 옷을 고를 때 와이프 안목에 많이 의지하고 있다. 이건 나 개인의 특징이라고 믿었다. '옷에 욕심이 없는 것', '잘 꾸며 입지 않는 것.'

하지만 실제로도 그럴까. 사실 많은 남성들이 (여성들에 비해) 나와 비슷한 면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건 개인적인 특징이 아니라 남성 집단의 특징이 아닌가.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면 많은 단어가 머릿속에 떠오른다. 꾸밈의 여부와 무관할 수 있는 특권, 평가받지 않는 특권, 복장과 몸에 대한 적은 사회적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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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고민하고 버벅거리는 편입니다. 쓰고 싶은 글, 후회할 글 많이 쓰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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