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 노화, 운동부족은 어떻게 글쓰기에 이르는가
2023/11/03
무형의 존재와 혼자 싸운다. 거울의 방에 갇힌 것 같다. 검은 벽에 나를 닮은 흐릿한 것들이 붉은 송곳니를 드러내고. 사방팔방에서 팔다리를 부여잡고 찢어질 듯 당기고. 그림자도 없이 허둥거리다 소리 지르지만 나오지 않고.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고 아무도 없고 숨이 막히고 눈이 감기지 않는다. 환상의 출처를 골몰하지만. 내 얼굴이 담긴 사진을 피자처럼 조각내는 게 가장 쉽다는 결론에 이른다. 자학의 약효는 자멸이란 걸 알면서도 그게 가장 쉽다는 속삭임에 이마를 기댄다. 안돼 거긴 강이야 안돼 거긴 바다야 안돼 거긴 불...
Copywriter. Author.
『저항 금기 해방-여성영화에 대하여』, 『너의 시체라도 발견했으면 좋겠어』, 『도로시 사전』, 『광고회사를 떠나며』, 『저녁이 없는 삶』 등을 썼다.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 sk027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