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속 기린이 현실에...(정화의 대원정)

이재문
이재문 · 역사와 축구에 관심이 많습니다.
2023/09/15
제가 어렸을 때는 아시아란 말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아시안 게임을 보면 도대체 아시아라는 것의 공통점을 찾을 수 없으니까요. 
아랍인, 이란인, 인도인, 중국인, 투르크인, 말레이인...인종도 문화도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그냥 유라시아에서 유럽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인, 지극히 유럽 중심적인 개념이 아닌가했어요.
 
하지만 머리가 굵어지며 아시아라는 것이 여러 무역로로 이어진 하나의 거대한 덩어리였고 
유럽은 거기에서 소외된 지역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무역로들이 바로 (북쪽으로 부터) 초원의 길, 비단길 그리고 바다의 길이죠. 
오늘은 바다의 길을 누볐던 정화에 대해 쓸까합니다.
 
바다의 길은 협의로는 페르시아만에서 중국까지 이어지는
 광대한 인도양 무역로입니다. 인도양에서는 아랍, 이란인들이 활동했고 
말레이반도 동쪽 남중국해부터 황해까지는 중국인들이 활동했죠. 
말레이의 페낭이나 말라카같은 중계 무역항들이 발달한 것도 인도양 무역 덕분이었고요.
 
상상을 초월하는 대양 무역이 어떻게 가능했냐하면 
한 지역의 상인이 반대편 끝까지 물건을 싣고가는 경우는 많지 않고 
주로 한 지역의 상인이 옆 지역의 상인에게 물건을 파고 그 지역 상인은 또 옆 상인에게 팔고 
이런식의 중계 무역이 주를 이뤘습니다. 
뭐 예를 들자면 고려까지 온 아랍 상인들이 없진 않았지만 
고려는 주로 중국을 통해 서역의 물건을 구했다 이겁니다.
 
13세기 초의 몽골 제국은 이 거대한 network를 장악했죠.
초원의 길, 비단길, 바다의 길을 장악하고 인접한 농경지역까지 정복했습니다.
몽골 제국은 광역국가라기 보다는 network 그 자체였습니다.
아시아 각국의 무역들은 보다 활발해졌죠.

오늘의 주인공 정화는 명나라의 환관입니다.
그가 활약했던 시대는 몽골 제국이 붕괴되고 인도양 무역이 축소되는 시점이었죠.
그리고 정화의 해외 원정이 후대에 큰 영향을 끼친 것도 아닙니다.
해외원정으로 인한 막대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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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스크 재활병원 출신 현 개원 한의사 취미는 역사와 축구입니다. 건강 관련 의학상식이나 혹은 제가 취미로 다루는 분야의 얇팍한(?) 지식들을 아마추어 수준에서 가볍게 읽을 수 있게 정리하는 글들을 써볼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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