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사전이 왜곡한 역사12] 문익점과 붓두껍 설화의 허구

박일환
박일환 · 시인, 저술가, 국어사전 탐방자.
2024/05/31
문익점이라고 하면 중국에 갔다가 붓두껍 속에 목화씨를 몰래 숨겨와서 퍼뜨린 사람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국어사전도 그렇게 서술하고 있다.
대구 달성군 남평 문씨 세거지에 있는 문익점 동상-https://blog.naver.com/srtmagazine/222910740282
¶문익점(文益漸): 고려 말기의 문신(1329~1398). 초명은 익첨(益瞻). 자는 일신(日新). 호는 삼우당(三憂堂). 사신으로 중국 원나라에 들어가 덕흥군(德興君)을 왕으로 내세우는 일에 가담하였으나 실패하고, 돌아올 때 목화씨를 붓대 속에 넣어 가지고 와서 심어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목화를 번식시켰다.
   
표준국어대사전과 고려대한국어대사전이 똑같이 기술하고 있는데, ‘목화씨를 붓대 속에 넣어 가지고’ 왔다는 건 후대 사람들이 꾸며낸 이야기에 불과하다. 『고려사』와 『조선왕조실록』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문익점(文益漸)은 진주 강성현 사람이다. 공민왕 때 과거에 급제하여 여러 번 옮겨 정언(正言)이 되었다. 사신이 되어 원(元)에 갔다가 그곳에 머물면서 덕흥군(德興君)에게 붙었다가 덕흥군이 패하자 곧 돌아왔다. 목면의 종자를 얻어 돌아와서 그의 장인 정천익(鄭天益)에게 부탁하여 심게 하였다. 처음에는 배양하는 기술을 알지 못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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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으로 등단하여 <귀를 접다> 등 몇 권의 시집을 냈으며, 에세이와 르포를 비롯해 다양한 영역의 글을 쓰고 있다. 글을 쓰면서 국어사전을 볼 때마다 너무 많은 오류를 발견해서 그런 문제점을 비판한 책을 여러 권 썼다. 영화와 문학의 관계에 대한 관심도 많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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