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한국이 아니다] 한국 사람들이 상처받는 독일의 인사법 - 'Hallo'에 속지 마세요

기시선
기시선 · 사람과 세상에 대한 나만의 관점
2024/05/13
굳이 유럽에서 생활을 해본 적이 없더라고 이곳에서는 가벼운 인사를 한국보다 더 많이 건넨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실제로 같은 건물에 사는 사람끼리는 누군지 몰라도 가벼운 인사말로 'Hallo(할로)'라 말한다. 꼭 이웃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심지어 길거리에서 생뚱맞게 눈이 마주치면 살짝 눈인사를 하거나 고개를 쿨하게 툭 쳐들거나. Hey! 라며 추임새를 넣어주기도 한다. 할리우드 영화에서만 보던 문화 같기도 하고 어쨌든 인사는 좋은 것이니까 금방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한국에서는 이웃끼리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면 서로 인사도 없이 조심스레 들숨 날숨만 내뱉고 뭔가 어색하기만 한데 이 친절하고 쿨한 문화가 얼마나 좋은가.

그러나 당신은 얼마 지나지 않아 상처받을 일이 생길 것이다.

'인사를 씹는다?!'


처음에는 상대가 먼저 인사를 하면 나도 인사를 받다가 어느 순간이 되면 먼저 인사를 건네는 때가 온다. '항상 소극적이고 딱딱한 표정'이라는 동양인 스테레오 타입을 피하고 싶기도 하고, 다른 독일어를 할 때는 버벅거리지만 어려운 말도 아닌 'Hallo'정도라도 좀 더 당당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랄까. 그러나 분명히 이런 순간이 올 것이다. 모르는 사람이지만 같은 건물에서 마주쳐서 먼저 인사했는데 상대가 대꾸조차 안 할 때.
처음에는 '내가 너무 작은 목소리로 얘기했나...'라고 생각해서 나중에는 더 크고 당당한 목소리로도 해봐도 그런 일은 종종 일어난다. 그러면 이제는 '이게 인종차별인가... 날 무시하나...'등등 별 생각이 다 들고 기분이 몹시 상한다. 한국에서 인사를 가볍게 나누지 않는 만큼 '인사를 씹는다?!'는 꽤나 기분 나쁜 일이 아니던가.

실제로 너무 작고 소심하게 인사를 했거나 인종 차별, 무시를 당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보통의 경우 이런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단지 '인사의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일어난다.

'Hallo'는 '안녕하세요'가 아니다

한국에서 누군가가 나에게 안녕?! 또는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었는데 눈도 안 쳐다보고 스쳐 지나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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