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벌써 섹스한다는 것은 아니고요

박주얼
박주얼 · 미국 소아과 의사
2024/04/17
Pixabay - Saydung89
미국 소아청소년 건강검진 (Well Child Visit) 11년 차

잊을만할 때 되면 다시 찾아오는 예방접종 일정입니다. 4살 이후로는 독감 백신 말고 주사를 맞을 일이 없었는데, 11살이 되면 3개를 추가로 맞아야 하죠. Tdap (파상풍, 디프테리아, 백일해), MenACWY (4가 수막구균), HPV (사람유두종바이러스) 백신입니다. 이 중 Tdap은 한국에서도 똑같이 맞고, MenACWY는 한국 예방접종 스케줄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데, 아마 한국에서 워낙 드물게 일어나는 감염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도 100만 명 당 1명 꼴로 발생합니다). 그리고 HPV 백신은 한국과 미국 둘 다 맞는데, 백신의 접종대상과 접종 횟수, 백신 종류의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개발된 백신 중 유일하게 암 예방을 하는 백신으로 독특하기 때문에, HPV 백신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HPV 백신은 젊은 백신입니다. 이전에 건강검진 4년 차 글에서 설명했었던 수두 백신처럼 개발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죠(수두백신이 1995년, HPV 백신은 2006년 개발). 그러다 보니 다른 백신에 비해 접종률도 인식도 낮은 편이고, 나라마다 접종 정책이 다릅니다. 미국에서는 청소년의 접종률이 2015년에는 56%, 2020년에는 75%로 최근에 많이 올랐고, 한국은 오히려 미국을 앞질러 2020년 기준 12세 여성의 접종률이 86%라고 합니다 [1,2]. 한국은 아직도 남자가 예방접종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백신을 맞으려면 본인부담으로 몇십만 원을 내야 하고, 그러다 보니 접종률이 낮았던 것이죠.

HPV 백신이 중요한 이유는 자궁경부암을 예방하기 때문입니다. 갈수록 의료접근성이 늘고 체계적인 자궁경부암 검진 체계가 자리 잡아 몇십 년 전에 비해 환자 수가 많이 줄었지만, 아직 여성 사이에선 암으로 인한 사망원인 중 4위를 차지하고, 전 세계적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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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소아과 수련중인 전공의 박주얼입니다. 한국의 의료와 미국의 의료, 두 시스템 사이에서 느낀 점을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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