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편지41] 수달과 고무장갑
2024/01/05
지난 달에 제주도로 4.3 문학기행을 다녀왔습니다. 프랑스 메디치 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 소설을 읽고, 4.3 관련된 장소들을 돌아보았습니다. 제주도에 가면 겨울바다를 안 볼 수 없지요. 이튿날에는 함덕해수욕장과 검은 모래로 유명한 삼양해변을 찾았습니다.
에머랄드와 비취 같은 제주 바다 특유의 다채로운 파랑 색감은 여전히 아름다웠습니다. 그러나 시선을 바다가 아닌 해안으로 돌렸을 때 의외의 풍경을 마주했는데요. 그건 어마어마한 양의 쓰레기였습니다. 해안으로 떠밀려온 것들과 관광객들이 무단으로 버린 쓰레기들이 뒤섞여 살풍경한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함덕에서는 세 명의 남자 인부들이 끝도 없이 쌓인 쓰레기를 꾸역꾸역 마대에 담아내고 있었는데, 한참을 지켜보아도 별로 양이 줄지 않더군요.
#그 강에 가고 싶다
그 강에 가고 싶다
사람이 없더라도 강물은 저 홀로 흐르고
사람이 없더라도 강물은 멀리 간다
(김용택 ‘그 강에 가고 싶다’ 일부)
바다나 강은 낭만적인 상징이었습니다. 넓고 넉넉함으로 무엇이든 품어주고, 위안을 주고, 서러울 때 눈물을 닦아주는 어머니 같은 존재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바다나 강의 속살은 이제 더 이상 그리 아름답지만은 않는 것 같아요.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은 새해 시무식을 ...
강의 생태를 가꾸고 강문화를 만들어가는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에서 일합니다. 읽고 쓰는 삶을 살며, 2011년부터 북클럽 문학의숲을 운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