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싶으면 차라리 먼저 차여라. 방법은 우리가 알려줄게.”

요즘 딸을 둔 부모들은 딸에게 ‘안전 이별’ 하는 법을 알려주려 애쓴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마지막 한 번만 만나달라’거나 ‘얼굴을 보고 이별하자’는 말도 받아들이지 말고 접촉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피해자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서가 아닙니다. 교제살인 사건이 너무나 많이 일어나고, 현재로서는 교제살인을 막을 수 있는 보호망이 너무나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교제 살인'은 '데이트 폭력' 속 데이트라는 낭만적인 표현이 범죄의 심각성을 흐리는 것을 막고자 도입되었습니다. 그 낱말이 우리 사회에 자리 잡는 과정에서 수많은 여성이 희생됐습니다. 그러나 교제살인 사건은 끊이질 않습니다. 왜 여성들은 계속 죽어 나가야 하나요. 이번 폴라리스가 던지는 질문입니다.

(*레터 마지막에 폴라리스 개편에 대한 독자 피드백 조사가 있으니, 꼭 참여해주세요!)

 #1 피해자의 죽음이 증언하는 것

우리는 고작 자신 혹은 주변에서 일어난 일 정도만 피부로 느끼며 살지요. 반복되는 교제 살인 기사를 접하며 심각성보다는 무뎌짐을 느끼는 사람도 많을 거라 생각해요. 개인만의 문제는 아닐 겁니다. 가장 민감하게 깨어있어야 할 정치인마저 ‘교제 살인’을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또 죽었다’에서 ‘왜 죽을 수밖에 없었나’로 질문을 옮겼더라면 지금의 결말은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독자님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함께 찾아가고자 한다면 오마이뉴스 <교제살인> 기획기사를 건네드리고 싶어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108건의 교제살인 판결문을 분석한 기사입니다. 판결문에는 대게 가해자의 일방적 주장만 남습니다. 교제살인 사건은 목격자도 드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