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세이의 고고인류학 224편 - 내일 20일에 벌어질 미국 하원에서의 표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존폐를 가른다.

알렉세이 정
알렉세이 정 · 역사학, 고고학, 인류학 연구교수
2024/06/02
미국이나 우크라이나를 추가로 지원하느냐 마느냐의 여부는 내일 있을 미국 하원의 표결 결과에 따라 달려 있다. 이는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관심사 중 하나다. 서로 다른 성격, 다른 유형의  전쟁이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스라엘과 이란의 사이가 심상치 않음에 따라 여기에 대처하는 미국의 핵심 외교 정책, 이를 둘러싼 국제 전략을 파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더불어 미국은 남부 국경 지대인 텍사스를 중심으로 한 멕시코 난민에 대해 안보를 강화할 지에 대한 여부도 여기에 달려 있다. 미국은 민주당과 공화당 두 진영으로 갈라져 소위 '이민 전쟁'까지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사실상 3개의 전선이 서로 작용, 반작용을 하면서 그로 인해 이해 충돌로 생기는 예산안 처리들이 6개월 가까이 지연된 것이 현재까지의 상황으로 보인다.
사진 : 미국 하원 출처 : CNN, By BLAISE MALLEY

현재까지의 이러한 혼전은 내일 20일에 있을 미국 하원 본회에서 표결로 종결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지원 안 외에도 이스라엘, 대만 지원 관련 예산 안과 대러 제재 강화 법안 등 모두 4개 법안이 내일 표결에 부쳐진다. 표결이 모두 가결되거나 일부 부결되는 법안 있을 것이다. 가장 유력한 부분은 미국의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안 관련 부분이다. 이 추가 지원 안이 통과될 경우, 젤렌스키 대통령 등 우크라이나 전체에 안겨주는 심리적 효과는 실제로 지원해주는 효과보다 훨씬 크게 나타날 것이다. 미국이 아직 자신들을 버리지 않았다는 안도감을 가질 것이고 나아가 러시아에 승리할 수 있다눈 기대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예상은 근소한 차이로 대 우크라이나 지원이 확정될 것으로 보여진다. 불리한 전쟁을 2년 동안 끌고 온 서방과 미국이다. 여기서 만약 부결되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지 않으면 그동안 그럴꺼면 우크라이나를 왜 지원했는지, 그동안의 지원에서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각 곳에 성토의 십자포화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지원 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그 책임에 대해 바이든 현 대통령에게 직결된다. 그렇게 되면 올 11월 대선 때 바이든과 민주당의 패배는 거의 확정된 것이나 다름 없다. 그리고 대외적인 미국의 자존심도 여기에 걸려 있다. 미국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군을 철수하고 시리아와 중동, 아프리카 각 지역의 미군 부대들의 철수의 압박과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다른 지역은 그렇다 쳐도 러시아와의 대결은 다르다.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이 라이벌로 부상한 러시아와의 대리전에서 철수하게 되거나 지원을 하지 않게 된다면 이미지에서 큰 타격을 입는다. 그런데 문제는 이 같은 사실을 바이든 뿐 아니라 트럼프도 잘 알고 있다. 원래 전쟁이라는 것는 시작하는 것보다 끝이 더 어려운 법이다. 어떻게 하면 미국의 이익에 덜 손해를 보게 하면서 차악의 방식으로 마무리 짓게 하는 것은 수 많은 생각과 전략을 짜야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이같은 형식들로 인해 공화당과 트럼프 또한 일견 동의할 것으로 생각된다. 잘 끝내고 종결짓기 위해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지원 안에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내 예상은 이 법안 결국 통과될 것이다. 

그 다음은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관련 문제다. 지난 13일 미국 등 서방 측의 방공 지원을 받아 이란의 대대적인 미사일과 드론 공습에 그나마 드론 대부분을 요격하고 탄도미사일에 피해를 입었지만 어느 정도 방어에 성공했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심리적으로 서방 측으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좌절감이 팽배했을 것이다. 대 우크라이나 지원 안 예산 통과는 이러한 좌절감을 딛고 다시 러시아에 대응할 수 있는 자신감을  찾게 될 것이다.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여부를 놓고 미국 백악관과 의견 대립이 심각했던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은 지난 17일 우크라이나에 607억 5천만 달러를 지원하는 안보 예산안 등 4개의 법안을 20일 표결에 부치겠다고 발표했다. 백악관은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대만을 지원하는 예산을 모두 하나의 법안에 묶어 의회 통과를 시도했지만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이는 남부 국경지대의 안보 강화 조치가 부족하고 난민들이 계속 몰려 들어 치안이 더욱 불안해졌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존슨 의장이 남부 국경 지대에 대한 요구 조건을 철회하고, 백악관의 원래 법안과 다를 게 없는 법안을 단순하게 4개로 분리한 뒤 따로 표결에 부치기로 마음을 바꾸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결정이 매우 중요하다는 이유를 대면서 후세의 역사적 평가가 미국의 행위를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강경파 동료 의원들의 해임 위협이 두렵지 않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안이 통과될 것이라 보는 것이다. 마이크 존슨은 미국 청소년들이 총알받이가 되도록 참전하는 것보다는 우크라이나에 총알을 보내는 것이 더 낫다고 했다. 이에 스트라나.ua는 존슨 의장의 아들이 올 가을 해군사관학교에 입학할 예정이라고 기술했으며 러시아가 나토를 공격할 경우, 그의 아들도 참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에 발표한 우크라이나 지원 법안의 주요 내용들을 보면 총 지원액 607억 5천만 달러 중 230억 달러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따른 미국의 재고 무기 충원에 예산이 책정되며 113억 달러는 지역 내 지속적인 미국의 군사작전에 사용된다. 즉, 이 돈은 중동 지역이나 아프리카 지역에 있는 미군 군사작전 비용으로 돈을 낭비한다는 말이다. 또 138억 달러는 미 육군과 동맹국을 위한 최신 무기 구입에 쓰인다. 다만, 우크라이나 경제 지원용 78억 달러는 차관 형태로 지원된다.  이 말은 그 전까지 공짜로 퍼주다시피 했던 지원을 차관, 즉 빌려준다는 명목으로 지원한다는 것이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반드시 갚아야 하는 금액이다. 그런데 이것 저것 벌려 놓은게 많은 우크라이나가 78억 달러 조차도 갚을 능력이 되는지 모르겠다. 

우선 미 국방부는 이 예산안이 통과될 경우, 국방부 비축 무기를 우선 우크라이나로 이전하고, 통과된 예산으로 부족분을 보충할 것으로 에상된다.  그런데 상원을 통과한 기존의 백악관 안과 차별화된 부분은 우크라이나 경제 지원 예산이 무상 지원이 아니라 차관 형태로 바뀐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는 앞서 말한 것처럼 우크라이나가 결국 상환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리고 바이든 대통령은 법안 채택 후 60일 내에 우크라이나 정부와 차관 상환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다만 미국 대통령 선거인 11월 5일에 끝난 뒤인 11월 15일 이후 대 우크라이나 채무를 최대 50% 탕감할 수 있는 권리를 대통령에게 부여했다. 또 2026년 1월 1일 이후에는 모든 채무를 탕감할 수 있다. 탕감 권한을 두 대통령에게 공평하게 나눠줬다고 할 수 있는데 이를 탕감할 경우, 국민들의 엄청난 반발이 예상된다. 

그리고 백악관 안에 추가된 것은 에이테큼스(ATACMS) 장거리 미사일의 제공 부분이다. 우크라이나는 줄곧 ATACMS  장거리 미사일을 요구해왔는데 제공 여부 결정은 대통령에게 위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금까지 사정거리 300km에 이르는 장거리 미사일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 우크라이나 전선을 더욱 확대시킬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매우 부정적이었다. 따라서 ATACMS 미사일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실제로 이루어질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고 본다. 존슨 의장은 '지금 우크라이나를 돕지 않으면 러시아가 나토를 공격할 것'이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주장을 그대로 반복하면서, 표결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트럼프 전대통령조차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요하다고 말을 바꿨다. 그래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어도 우크라이나 지원이라는 대세를 거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우크라이나가 멸망하지 않은 한, 대통령이 트럼프로 바뀌었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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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의 역사학자 고고학자, 인류학자. 역사, 고고, 인류학적으로 다양하게 조사, 연구하기 위해서 역사, 문화적 체험을 중시하고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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