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편지7] 까치와 알바트로스, 두 엄마

조은미
조은미 인증된 계정 · 읽고 쓰는 사람. 한강조합 공동대표
2023/03/29
#알바트로스 엄마
(영화 '알바트로스' 한 장면. copyright 크리스 조던)

어미 새가 새끼 새에게 입에서 입으로 먹이를 줍니다. 새끼를 위하여 엄마는 멀리 16000km를 날아 먹이를 구해옵니다. 그렇게 어렵게 얻어온 먹이를 속에서 게워내어 꾸역꾸역 넣어줍니다. 부숭부숭 잔털이 난 새끼 새는 한껏 부리를 벌리고 엄마가 주는 것을 먹습니다. 

보름 전에 크리스 조던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알바트로스>를 보았습니다. 고양시에 사는 한강 조합원들을 위한 영화 상영회가 있어 보게 된 것이었어요. 영화가 끝나고 불이 켜지자 몇몇 관객들의 얼굴은 눈물로 붉어졌습니다. 영화는 슬프면서도 아름다웠습니다. 어떤 죽음들에 대해 애도하기 위해 크리스 조던은 영화를 만들었는데, “애도는 분노나 절망이 아닌 사랑”이라고 한 말이 마음에 닿았습니다.
(아가와 함께 있는 엄마 알바트로스. copyright 크리스 조던)
북태평양의 작은 섬 미드웨이에는 백만 마리 이상의 알바트로스가 살고 있습니다. 크리스 조던은 2009년부터 8년간 이 섬을 오가며 알바트로스의 삶을 카메라에 담고 기록합니다. 새들의 삶과 사랑, 그리고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영화로 탄생합니다. 

알바트로스는 쉬지 않고 비행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바다 위를 날며 바다 표면에 떠있는 먹이를 빠르게 낚아채듯이 얻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얻은 먹이를 다시 먼 바다를 날아 돌아와 새끼에게 먹입니다. 그런데 먹이 속에는 형형색색의 플라스틱이 섞여 있습니다. 새끼는 뭣도 모르고 플라스틱 쓰레기를 고스란히 받아먹습니다. 섬의 해안가에서 죽은 알바트로스의 사체를 갈라보니 배에는 플라스틱이 가득합니다. 알바트로스는 멀리 날아가야 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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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생태를 가꾸고 강문화를 만들어가는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에서 일합니다. 읽고 쓰는 삶을 살며, 2011년부터 북클럽 문학의숲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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