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침의 재발견, 교사 효능감의 회복

얼룩커
2024/08/02
평생 교육을 업으로 살아온 사람에게도 교육은 여전히 어렵고 모호하다. 교육은 문제를 해결해 주는 과정임과 동시에 문제 그 자체이기도 하다. 초임교사 시절 내가 생각하는 교육은 이데올로기 전수의 도구로써 국가가 독점하는 내용이자 방식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단 생활을 통해 무엇을 극복하고 어떻게 활동해야 할지는 비교적 명확했다. 많은 교사들에게 교원노조 활동은 교직 생활의 존재 근거였다.

이후 대통령과 시도교육감을 주민의 직접 선거로 뽑는 절차가 도입됐다. 비합법이었던 교원노조도 활동을 일부 제한하고 있지만 법률적 지위를 얻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교육에 대한 국가독점을 상당 부분 완화하는 계기로 작용하였다. 그러나 세계화와 시장화의 거대한 흐름은 교육 공공성을 위협하기에 이른다. 사교육은 팽창했고, 교육은 욕망과 소비를 자극하는 각자도생의 필수 경로로 변했다.

여기에 더하여 학교를 매개로 한 구성원 간의 다툼과 반목 역시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전통적인 교사-학생-학부모 구도에 교육지원 영역의 규모가 커지면서 크고 작은 갈등을 만들고 있다. 교사-학생, 교사-학부모 역시 관계 중심에서 권리 중심으로 변하였다. 한편에서 '교육공동체 회복'을 외치고 있지만 주체마다 그리는 공동체 회복의 상은 매우 다르다.

교사들은 소신에 따른 교육활동을 할 수 있는 온전한 권리를 원한다. 학부모는 내 자식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 것에 온 신경을 곤두세운다. 학생은 교사를 존경의 대상이라기보다 아동학대의 잠재적 가해자쯤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일차적인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은 채 교육현장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위태롭다. 지금 학교 구성원 간의 관계가 좋다고 해서 그것이 지속적인 평화를 유지할 것이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불확실성이 학교를 지배하고 있다.

젊은 교사들의 마음이 떠나고 있다. 더는 보람을 느낄 수 없는 곳에서 안정된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으니 다른 이재(理財)의 수단을 병행하거나 이직(移職)을 꿈꾼다. 뉘라서 교직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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