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하지만 자극은 필요한 사람을 위한 가이드 II

김바리
김바리 · 읽고 쓰고 달리는 사람.
2024/04/18

저널이 먼저였는지, 어제일기가 먼저였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습니다.  몰스킨 노트에 저널을 꾸준히 쓰기 시작한 것은 2020년 7월 무렵입니다. ‘어제일기’ 또한 7월 27일 월요일에 처음 노션에 기록하기 시작했네요. 아마도 이때쯤 친구와 오랜만에 만나 서로 일기를 다시 써보자며 의기투합하였고, 또 <문장수집생활>을 쓴 이유미 작가의 몇몇 에세이를 감명 깊게 읽었던 것 같아요.
매일 아침 기록한 흔적들 출처 본인

이유미 작가는 아침에 출근하면 알람을 맞춰 놓고 어제 있었던 일을 기록한다고 하였습니다. 감성적인 군더더기는 빼고 그냥 있었던 일만 간략하게 썼는데 그것이 좋은 습관이 되고, 또 나중에 에세이로 쓸 소재가 되기도 했다고요.

저는 장기 기억력이 굉장히 나쁜 편이에요. 특히 누군가와 같이 어떤 장소에 가서 무엇을 했다는 사실을 잘 까먹는 편입니다. 이유가 뭘까 하고 곰곰 생각해본 적도 있습니다. 추측하건대 첫 번째 이유로 유년 시절에 보기 싫은 모습과 겪기 싫은 일들을 억지로 머릿속에서 지우는 연습을 하다 보니 좋은 기억까지 잘 까먹는 머리가 되었다는 가설 (이 가설에는 나의 큰언니도 일부 동의하였습니다만).

두 번째 이유로는 혼자서 하는 경험은 경험하기 전부터 경험의 마지막까지 모든 의사결정이 나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집중도도 높고 관심도도 높아 기억이 잘 되는 반면, 누군가와 함께하는 여행이나 이벤트는 경험 그 자체보다 함께 하는 사람에게 관심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것은 기억에 남지 않는다라는 것. 눈치를 많이 보는 성향이라서 사람에게 신경 쓰느라 그 외의 것은 별로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생각 또한 뭐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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